윤석민 KIA행, 방출 요청에 BAL 승낙

윤석민 KIA행, 방출 요청에 BAL 승낙

2015.03.06. 오전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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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열악한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MLB) 승격을 위한 도전을 계속 하느냐. 아니면 후일을 기약하고 국내에 돌아와 명예회복에 도전하느냐. 두 가지 명제 사이에서 고민했던 윤석민(29)이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행선지는 친정팀 KIA다. 마지막까지 고민한 흔적이 보였고 이제는 최선의 선택이 되기를 바라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볼티모어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윤석민은 당초 오는 7일부터 열릴 볼티모어의 마이너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5일 마이너리그 캠프 측이 발표한 명단에서도 윤석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관계자들의 말이 엇갈리며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윤석민 측은 꾸준히 “마이너리그 캠프에 예정대로 합류할 것”이라고 공식적인 근황을 밝혔지만 복수의 다른 관계자들은 “국내 복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미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열리고 있는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 초대받지 못했다. 일찌감치 벅 쇼월터 감독이 “윤석민을 캠프에 초대하지 않겠다”라고 밝혔고 결국 60명에 가까운 소집명단에 이름이 빠졌다. 마이너리그 캠프 조기 합류 명단에도 윤석민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한 차례 국내 유턴설이 돌기도 했으나 윤석민 측은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훈련시설(BSTI)이 있는 LA에서 몸을 만든 뒤 예정대로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기에 굳이 플로리다에서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오히려 개인훈련을 하기에는 BSTI가 나을 수 있었다. 유니폼도 다 제작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5일 OSEN과의 통화에서 “최근 윤석민이 에이전트를 통해 먼저 볼티모어에 방출을 요청했다. 볼티모어도 이를 받아들였다. 차기 행선지는 KIA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귀띔했다. 그리고 실제 그의 행선지는 KIA가 됐다.

윤석민은 지난해 겨울부터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충실히 몸을 만들어왔다. 주변에서는 “몸 상태가 좋다. 의지도 있고 경쟁을 해볼 만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볼티모어는 물론, 트리플A팀의 특성상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할 노포크의 선발진 합류도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볼티모어 또한 윤석민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윤석민 측에서 적잖은 실망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KIA는 윤석민 측과 급히 접촉,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윤석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타 팀에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부동했다. 급박한 마운드 사정도 윤석민에 대한 절박함을 키우는 효과로 작용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윤석민의 자존심을 충분히 세워주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도 플로리다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지 않으며 미국 생활을 정리했다.

애당초 윤석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마이너리그 캠프에 합류해 시즌 개막을 노포크와 함께 한 뒤 후일을 기약하는 선택이 첫 번째였다. MLB 도전을 이어간다는 명분은 챙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했다. 볼티모어의 우완 마운드는 비교적 탄탄한 편이다. 특히 윤석민이 우선적으로 노려야 할 불펜진은 이미 자리가 꽉 차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도 손에 넣는 윤석민이다. 볼티모어는 승격 결정에 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윤석민은 두 번째 선택지를 택했다. MLB 도전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충분히 공을 던지며 재기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마운드에 구멍이 곳곳에 보이는 KIA로서는 이미 검증된 투수인 윤석민을 영입하며 한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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