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달라진 9회, 김성근의 옅은 미소

한화의 달라진 9회, 김성근의 옅은 미소

2015.03.03.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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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오키나와, 김태우 기자] “그 정도면 잘한 것 아닌가”

지난해 마무리훈련부터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았던 김성근 한화 감독도 팀의 달라진 부분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 김성근 감독은 마지막 경기, 그리고 마지막 이닝에 주목했다. 단순한 역전승일 수도 있지만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한 이닝이었다. 김성근 감독도 “그 정도면 잘한 것”이라며 약간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경기에서 4-3으로 역전승했다. 먼저 2점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끈질기게 넥센의 발목을 붙잡았고 결국 3-3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서 터진 정유철의 끝내기 좌전 적시타로 역전승했다. 연습경기이긴 했지만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역전에 성공했다는 것은 선수단 전체에 큰 자신감이 될 만 했다.

진검승부였다. 연습경기와는 다른 치열한 공기가 느껴졌다. 넥센도, 한화도 필승조 요원들이 줄줄이 나오며 이기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대변했다. 그런 박빙 승부에서 한화가 이겼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으로 처졌을 때와는 다른 결과였다. 캠프 전체의 성과에 대해 “아직은 더 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평가를 나타낸 김 감독이지만 9회 한 이닝을 놓고 내린 생각은 결코 인색하지 않았다.

선두 오윤이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여기까지는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달랐다. 대주자로 나선 이창렬은 폭투 때 과감히 3루까지 달렸다. 김회성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다시 대주자로 투입된 이학준이 넥센 배터리의 타이밍을 읽고 2루에 여유있게 입성했다. 무사 1,3루에서 병살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회심의 주루 플레이였다. 발로 한 베이스씩을 더 간 셈이다.

이어 대타로 나선 이용규도 욕심을 내지 않았다. 밀어치는 팀 배팅에 충실했고 결국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용규의 끈질긴 승부에 덕아웃도 환호했다. 결국 1사 후 정유철이 궁지에 몰린 손승락의 공을 차분하게 골라낸 끝에 2B-2S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김성근 감독은 이 과정에 대해 고개를 끄떡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발과 팀배팅은 김 감독이 중요시하는 부분 중 하나다.

9회 공격도 좋았지만 9회 수비도 의미가 있었다. 마무리로 오른 윤규진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차분히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했다. 힘 있는 타자인 김민성을 상대로 얻은 성과였다. 타구가 그렇게 빠르지 않았지만 기민한 플레이로 병살을 연결시킨 한화의 키스톤콤비가 돋보였다. 지옥훈련을 통해 점차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화가 달라지고 있다. “이제 하나가 되고 있다”라는 김 감독의 평가에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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