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스토리]못 말리는 커쇼의 탁구 사랑. 올해도 탁구대회 '조직'

[캠프스토리]못 말리는 커쇼의 탁구 사랑. 올해도 탁구대회 '조직'

2015.03.01. 오전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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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 렌치에서 진행되는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 동안 선수들이 머무는 클럽하우스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보도진에게 개방된다. 선수들이 미팅에 참여하기 전 한 시간, 그리고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이 떠날 때 까지다.

20일(이하 한국시간)투포수들이 리포트를 위해 캠프에 모인 뒤 하루 두 차례 씩 빼놓지 않고 보았던 광경이 있었다. 탁구 라켓을 잡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의 모습이다.

커쇼의 탁구 실력은 한국팬들도 이미 잘 알고 있듯이 다저스 선수 중 최정상급이다. 잘 할 뿐 아니라 좋아하기도 한다. 지난 해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자선재단에서 벌인 자선기금 모금행사 때는 아예 다저스타디움에 탁구대를 여러 대 설치하고 탁구 대회를 열기도 했다.

심지어 자신이 불펜에서 볼을 던진 날에도 라켓을 잡았던 커쇼가 최근 며칠 동안 탁구대 앞에서 사라졌다.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은 물론 아니다.

대신 한 일이 있었다. 지난 27일부터 커쇼는 라켓 대신 종이와 볼펜을 들고 분주하게 클럽하우스를 오갔다. 스프링캠프 동안 선수간에 진행될 탁구 토너먼트 참가자를 모으기 위해서다. 선수 마다 일일이 참가 의사를 묻고 이름을 적었다.

1일 오전. 클럽하우스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던 커쇼의 눈이 반짝 빛났다. 탁구대에서 복식 경기를 펼치던 선수들을 보다가 자신이 갖고 있던 명단을 훑어 봤다. 그리고 한 선수를 불렀다. 호명된 선수는 포수 션 자라가다. “너 탁구경기에 출전할 거지?” 그렇다는 대답을 듣자 싱긋 웃고 이름을 적었다. 자라가의 이름이 출전자 명단에 없자 즉석에서 섭외에 나섰고 성공을 거둔 셈이다.

지나가던 투수 작 리에게 참가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던 커쇼에게 마지막으로 ‘걸려든’ 선수는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었다. 그 동안 탁구 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뒤늦게 라켓 잡은 모습을 커쇼가 놓치지 않았다. “너도 낄 생각 있냐.” 그랜달이 출전 의사를 표하는 것으로 선수가 모두 모아졌다.

커쇼는 작은 쪽지를 만들어 출전 선수 이름을 모두 적은 후 두 개의 모자에 나눠 담았다. 잠시 사라졌던 커쇼의 손에는 ‘16강 토너먼트 대진표’가 그려진 종이 두 장이 들려 있었다. 이제 추첨을 통해 대진표 안에 이름만 적어 넣으면 대회 준비는 끝나게 되는 셈이었다.

보도진이 나갈 시간이 다 돼 대진이 어떻게 짜여 졌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사흘 간에 걸친 커쇼의 ‘프로모팅’은 그렇게 끝났다.

류현진은 스프링 캠프 입소 초기 탁구 대회에 불참을 선언했다.

▲뱀발
가끔 훈련을 마친 커쇼가 맨발로 탁구 치는 모습은 좀 아슬아슬하다. 클럽하우스 바닥에 카핏이 깔려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두텁지 않아 딱딱한 편이다. 거기다 커쇼는 점프 스매싱도 마다 하지 않을 정도로 탁구 경기가 시작되면 치열한 승부근성을 보여준다.

구경하다 보면 혹시 발꿈치 등에 충격이 가해져 몸을 상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커쇼가 야구 할 때 스파이크 신고 하는 것처럼 탁구 역시 신발을 신고 했으면 좋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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