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김동주, 왜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나

은퇴 김동주, 왜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나

2015.01.31. 오전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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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타자 김동주(39)가 결국 유니폼을 벗는다. 정든 두산을 떠나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을 노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김동주는 31일 현역 은퇴를 알렸다. 지난 1998년 프로 데뷔 후 17년을 뛴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 등록 마감일이었던 31일까지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한 김동주는 결국 유니폼을 벗고 방망이를 내려놓게 됐다.

배명고-고려대 출신으로 1998년 OB에 1차 지명을 받고 계약금 4억5000만원에 입단한 김동주는 데뷔 때부터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프로 통산 1625경기 타율 3할9리 1710안타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두산과 국가대표 4번타자로 굳건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 그해 부상과 부진으로 66경기 출장에 그쳤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제외됐다. 이듬해 재기를 노렸으나 프로 데뷔 후 가장 적은 28경기에 머물렀다. 큰 부상이 없는데도 기회가 안 주어졌다.

2014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군 퓨처스에서 45경기 타율 3할6리 33안타 3홈런 18타점을 기록했지만, 1군의 부름은 전혀 없었다. 결국 7월을 끝으로 2군에서도 경기에 뛰지 않은 채 두산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시즌 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자유의 몸이 됐다.

그런데도 김동주는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했다. 기회는 있었다. 신생팀 kt와 한화가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한화의 경우에는 김성근 감독의 요청으로 김동주에게 접촉했지만 테스트가 아니면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미 그때부터 김동주에게는 한화가 아닌 kt로 협상 창구가 좁혀져 있었다.

그러나 kt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동주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원했고, 신생팀 kt는 형평성과 진정성을 바라며 요구 조건을 낮추길 바란다. 최근 재협상을 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동주의 자존심에 헐값 대우란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선수생활 연장의 기회가 아쉽게 날아갔다.

아울러 김동주의 기량 자체가 하향세라는 점도 발목을 잡은 요소였다. 2012년을 기점으로 장타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3루 수비력도 과거 같지 않았다. 지명타자로만 제한된 상황에서 불혹의 김동주에게 거액으로 모험을 걸만한 팀은 없었다. 프로야구 최고의 우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김동주의 선수생활 마지막은 아쉽게 끝맺음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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