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분석] '땅꾼' 하렐, 수비좋은 LG 입단 '행운'

[OSEN 분석] '땅꾼' 하렐, 수비좋은 LG 입단 '행운'

2015.01.31. 오전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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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투산(애리조나), 이대호 기자] 분명히 실책은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실점이 적은 팀이 있다. 반대로 실책 개수는 적은데, 투수관련 성적이 엉망인 팀도 있다. 야구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있으니 바로 DER(Defensive Efficiency Rating)다.


DER의 개념은 간단하다. 인플레이 된 타구가 얼마나 아웃으로 이어졌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책이 많은 팀이라도 DER가 높을 수 있는데, 이는 선수들의 수비범위가 넓거나 수비시프트를 적절하게 사용한 결과다. 실책이 많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된 타구를 얼마나 많이 아웃으로 연결시키느냐다.


작년 LG의 팀 DER는 67.2%로 리그 2위였다. 팀 실책은 82개로 한화(101개), SK(92개)에 이어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았는데, 수비효율은 훌륭했다. LG 마운드가 투수 강팀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수비의 도움이 있었다는 걸 부인하기 힘들다. 그리고 LG의 수비능력은 새로운 외국인투수의 성적을 쥐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에이스 출신인 루카스 하렐(30)이 그 주인공이다.


하렐은 2012년 휴스턴에서 11승 11패 193⅔이닝 평균자책점 3.76으로 활약을 펼쳤다. 그렇지만 이듬해 6승 17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성적이 급락했고, 작년에는 단 3경기에만 출전해 3패 평균자책점 9.49에 그쳤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묻자 하렐은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가 갑자기 너무 많은 것을 바꾸자고 했다. 거기에 따라다니다 보니 내것을 잃어버렸다. 그렇지만 LG에서 내가 변해야 한다면 얼마든지 바꿀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하렐은 전형적인 땅볼유도 투수였다. 본인의 주무기로 싱커를 꼽을 정도로 떨어지는 공을 잘 구사하는 선수다. 최근 2년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흔들리며 메이저리그에서는 실패를 맛봤지만,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여전히 위력적인 유형의 투수다. 하렐이 좋은 활약을 펼친 2012년 땅볼 비율은 57.2%였는데, 그 이듬해 51.5%로 떨어지면서 성적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주무기 싱커가 땅볼을 유도하는 대신 라인 드라이브로 이어진 결과다.


하렐과 같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땅볼이 안타로 이어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지만, 일단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면 아웃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세이버메트릭스 학자 톰 탱고가 쓴 '더 북'에서 땅볼이 아웃으로 이어질 확률을 72%로 보고 있다.


내야수비가 탄탄한 LG는 올해 잭 한나한까지 3루에 추가되면서 더욱 수비에 깊이를 더하게 됐다. 한나한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능력을 인정받았던 전문 3루수 요원으로 LG는 공격보다 수비쪽에 더 기대를 하고 그를 영입했다.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아야하는 하렐에게 LG 입단은 행운과도 같다. 올해도 LG 수비가 좋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일이지만, 별다른 전력누수가 없었던데다가 수비 코칭스태프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수비능력 자체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물론 하렐도 수비를 도와줘야 한다. 마운드에서 투수가 흔들리면 수비수들의 집중력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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