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관심' 최우석, 韓최초 스위치 피처?

'야신의 관심' 최우석, 韓최초 스위치 피처?

2015.01.28.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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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왼손으로도 잘 던지던데".

지난 22일 일본 고치 동부구장. 김성근(73) 감독은 우완 투수 최우석(22)에게 "왼손으로 한 번 던져 보라"고 지시했다. 최우석은 김 감독이 보는 앞에서 왼손으로 공을 던졌다. 김 감독은 "어떻게 던지나 싶어서 시켜봤다. 왼손으로도 잘 던지더라"며 스위치 피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답했다.

권영호 투수코치도 "최우석이 왼손으로 던진 것을 봤다. 70m에서 80m까지 생생하게 던지더라"고 증언했다. 물론 지금 당장 오른손으로 잘 던지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투수·야수를 가리지 않고 선수가 갖고 있는 능력치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김성근 감독 스타일상 국내 최초 스위치 피처 가능성이 있다.

최우석은 태어날 때부터 왼손잡이였다. 투수를 할 때는 왼손으로 던지고, 타격은 오른손으로 쳤다. 그러나 이수중 3학년 때 어깨 부상을 입었고, 장충고에 진학하면서부터 오른손으로만 던지고 있다. 다만 밥 먹을 때나 글씨를 쓰는 등 일상생활은 왼손으로 한다. 왼손으로 던지는 감각을 유지하는 이유다.

하지만 당장 스위치 피처가 될 가능성은 없다. 최우석은 "감독님이 왼손으로 한 번 던져보라고 하셔서 던져본 것일 뿐"이라며 "다들 캠프에 와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장난치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1년 반 방황을 딛고 지난해 복귀한 최우석은 아직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른손 못지않게 왼손으로 던지는 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따로 연습한 건 아닌데 던져보니 금방 감이 잡혔다"고 말했다. 볼 스피드를 따로 재보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빠르게 들어오며 제구도 이뤄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스위치 피처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 최우석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포기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1년 반 공백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고 1군에서 실적을 올린 다음에 생각해볼 문제다.

한편 어느 정도 끊이지 않고 나온 스위치 히터에 비해 스위치 피처는 지금껏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팻 밴디트가 유일하다. 오른손잡이로 태어난 그는 3세 때부터 왼손으로도 던졌다. 특수제작된 글러브로 상대 타자에 따라 던지는 손을 바꾼다. 오른손으로 오버핸드, 왼손으로 사이드암 투구를 한다. 과연 최우석이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스위치 피처로 우뚝 설 날이 올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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