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빠진 넥센, 키워드는 '십시일반'

강정호 빠진 넥센, 키워드는 '십시일반'

2014.12.26. 오전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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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부터 차분히 주전 유격수 강정호가 없는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강정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꾸준히 밝혀왔다. 팀 역시 강정호를 메이저리그에 보내겠다는 의지가 컸고 지난 9월 강정호가 부상을 당했을 때는 여러 내야 포메이션을 시험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일 넥센 구단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포스팅 최고 응찰액 500만2015달러를 수용하면서 강정호의 메이저 길이 열렸다. 남은 것은 그와 피츠버그의 연봉 협상. 내년 넥센 더그아웃에서 강정호를 볼 수 없음이 피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넥센 선수들 역시 내년 강정호가 없다는 것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 올해 40홈런을 때리고 100타점-100득점을 기록한 팀의 간판 유격수. 강정호의 팀 승리 공헌도 만큼이 내년에는 없다. 이장석 대표는 지난 10월 "(강)정호의 40홈런 만큼을 선수들이 나눠 쳐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가장 영향을 받는 이는 박병호라는 평가가 많다. 그 동안 5번에서 강정호가 그를 받쳐줬다면 이제 상대팀이 4번 박병호를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박병호는 최근 시상식에서 "지금까지는 정호가 있어 저와 상대하는 경우도 많고 직구를 많이 던졌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해결하지 못했을 때 뒤에서 해결해줄 정호가 없어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빈 자리를 혼자 더 메우겠다는 생각은 없다. 박병호는 25일 연봉 계약 후 "정호의 부분은 나 혼자 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씩 나눠서 해야 한다. 의식하지 않고 제 역할을 잘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팀의 3번타자로 활약한 유한준 역시 중심타자의 한 축으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유한준은 최근 "정호의 40홈런을 제가 혼자 다 채울 수는 없다. 하지만 열 명이 4홈런 씩만 더 친다고 생각하면 가능하다. 모두가 말은 안해도 정호의 빈 자리를 다같이 메우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격수 자리에는 윤석민과 김하성, 김지수, 서동욱 등이 들어간다. 누군가 주전 자리를 꿰차기 전까지는 경쟁 장소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동료가 비울 자리를 채워가려는 넥센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내년 팀에 대한 우려를 조금씩 씩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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