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가세' SK, 선발진 무한경쟁 시작

'김광현 가세' SK, 선발진 무한경쟁 시작

2014.12.17. 오전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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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떠날 줄 알았던 에이스가 돌아왔다. 서로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내년 전력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던 SK가 풍부한 자원 속에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SK는 올해 선발진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개막 선발 라인업은 김광현, 로스 울프, 조조 레이예스, 윤희상, 그리고 채병룡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완주를 한 선수는 김광현과 채병룡 뿐이었다. 레이예스는 부진 끝에 퇴출됐고 울프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으나 아들의 병환 문제로 시즌 중반 한국을 떴다. 윤희상은 불의의 골절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시즌 내내 선발진의 ‘땜질’이 이어졌다. 자연히 불펜에도 부하가 걸렸다.

그러나 내년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가진 자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잠시 접고 한국에 돌아온 김광현을 위시로 6선발 체제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이 쌓였다. 선발진에서 탈락할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생겨날 환경이다. 선수들에게는 가혹하지만 김용희 감독으로서는 든든한 출발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선발 세 자리는 사실상 확정이다. 올해 재기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김광현이 선봉에 선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뒤를 받친다. 재계약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트래비스 밴와트, ‘제 2의 밴와트’로 기대를 모으는 메릴 켈리는 조만간 SK와의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여 내년 가세가 유력시된다. 나머지는 아직 보장 받은 선수들이 없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경쟁을 통해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오른손 골절상을 입은 윤희상은 재활이 잘 될 경우 선발진에 진입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2012년 10승을 기록하며 SK 마운드를 이끌었던 경력이 있다. 부상만 없으면 충분히 두 자릿수 승수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이다. 실전감각이 관건이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5선발은 그야말로 혼전이 된다. 우완 정통파 요원으로는 채병룡 여건욱 문광은이 있다. 좌완에서는 고효준이, 사이드암은 백인식이 대기한다. 모두가 선발진 진입을 노리고 있다.

베테랑 채병룡은 올해 선발진을 지키며 8승을 수확했다. 성적이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볼 수는 없지만 27경기에서 130이닝을 소화하는 등 풀타임 선발로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선발진의 붕괴로 기회를 얻은 여건욱과 문광은은 올해 가능성을 내비친 영건들이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내년에는 더 좋은 활약이 예상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마무리캠프에서 의욕적으로 몸을 만들며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다.

우완 정통파 일색의 선발진이 부담된다면 좌완 고효준과 사이드암 백인식에도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고효준은 제대 후 첫 시즌이었던 올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차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는 내년에는 좀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올해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던 백인식은 최대 다크호스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좋은 공을 던지며 일본 관계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의 매력은 이미 2013년 증명이 됐다. 선발진의 구색을 좀 더 다채롭게 할 수 있는 자원으로 내부에서 기대가 크다.

김용희 감독은 144경기 체제에서 버티려면 마운드가 강해야 한다는 확고한 지론을 가지고 있다. 박희수 박정배의 전반기 합류가 불투명해 롱릴리프 투수들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는 시즌 중반에는 상황에 따라 ‘6번째 선발투수’를 운영한다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무한경쟁은 시작됐고 겨울에 흘린 땀방울에 따라 내년 보직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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