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한화에 가면 뛸 자리는 있을까

김동주, 한화에 가면 뛸 자리는 있을까

2014.11.22.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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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17년간 몸담은 두산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고 있는 왕년의 국가대표 4번타자 김동주(38). 그가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2개팀과 연결되고 있다. 선수층이 얇고 베테랑이 필요한 신생팀 kt와 함께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한화가 그 팀으로 김동주를 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의 경우 김성근 감독이 김동주에 대해 호감을 나타내면서 가능성이 피어나는 모습이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고양 원더스에서) 2군 경기를 뛰는 김동주를 봤다. 아직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전성기 기량은 아니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아깝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한화는 굳이 김동주가 필요한 팀이 아니다. 한화에 김동주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김동주가 뛸 수 있는 포지션은 3루수와 1루수 그리고 지명타자로 크게 3개지만 이 자리는 기존 선수들 교통정리가 급할 정도로 차고 넘친다.

3루수로는 올해 후반기 인상적인 활약을 한 송광민,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혹독한 훈련 속에 성장하고 있는 김회성이 있다. 김동주가 더 이상 3루수로 뛰기 어려운 상태라면 1루수나 지명타자가 제격인데 1루에는 부동의 간판스타 김태균이 버티고 있고, 지명타자로도 김태완·최진행·이양기 등이 있다.

게다가 이들 모두 하나 같이 오른손 타자들이다. 김동주 역시 오른손 타자이기 때문에 차별화 될 것도 없다. 만약 김동주를 영입할 경우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지옥 훈련을 치르고 있는 기존 선수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 전력으로나 사기로나 냉정한 관점에서 볼 때 한화가 김동주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

김성근 감독도 김동주 관련 이야기에는 조심스러워한다. 아직 구단과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 김 감독이 김동주에게 '기회'를 말한 것은 우리나라 야구계 풍토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 그는 "우리가 김동주를 데려오고 안 데려오고는 2차적인 문제다. 우리나라 야구는 일찍 끝나는 선수들이 너무 많지 않나 싶다. 선수층이 얇은데 빨리 은퇴하는 게 아쉽다"며 "김동주 영입은 구단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김동주가 올 경우 포지션 중복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포지션 중복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진정한 프로라면 경쟁이다. 포지션이라는 것은 크게 심각한 게 아니다. 경쟁은 심할수록 좋다"며 "문제는 그 선수가 갖고 있는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다. 실력이 우선이다. 프로 세계란 서로 이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동주가 한화에 오고 싶다면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은 물론이고 치열한 포지션 경쟁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하고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초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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