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리더십 지형, 중간층 어깨 무겁다

두산의 리더십 지형, 중간층 어깨 무겁다

2014.11.20.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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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미야자키, 김태우 기자] 두산의 팀 내 역학 관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선수단 내부의 무게중심이 이제는 중간층 선수들에게 옮겨가는 중이다. 김태형 감독도 이 선수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 사이토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은 팀 내 핵심 선수들 몇몇을 한국에 남겨두고 왔다. 대부분 선임급 선수, 그리고 올 시즌 많은 경기를 뛰어 체력적으로 보충이 필요한 선수들이 그 대상이다. 현재 이들은 김태형 감독이 출국 전 내민 프로그램을 서울에서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남아있는 선수들은 고참 대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주전 확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 남은 선수들은 팀의 핵심들이다. 내년에 할 일이 많다. 전력적인 측면은 물론, 리더십 측면에서도 ‘핵심’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오랜 기간 두산에서 선수 및 코치로 활동하며 주장을 역임하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었던 김 감독은 “두산은 전통적으로 고참들이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후배들이 이를 따르는 분위기였다”라면서 선수단 내부의 리더십도 강조했다. 감독도 감독이지만, 선수들 사이에서의 질서와 응집력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리더십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그간 두산 선수단을 이끌었던 ‘리더’들이 팀을 빠져 나간 영향이 크다. 두산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이종욱과 손시헌을 잃었다. 부동의 주전 선수들이었던 이들이 빠져 나간 것은 비단 전력 손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후배들을 이끌던 구심점들이 사라지자 두산 특유의 끈끈함도 다소 퇴색했다는 것이 내·외부의 판단이다. 이제는 새로운 선수들이 그 몫을 채워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팀이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없다.

홍성흔이라는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있긴 하지만 홍성흔 홀로 모든 후배들을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김 감독은 중간층 선수들의 성숙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된 오재원을 비롯,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등이 새롭게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어야 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이 선수들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선수들이다. 절대적인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선수단이 급격하게 젊어진 두산에서는 이들이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주장을 자처하고 나선 오재원, 그리고 포수 양의지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다음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주장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는 포수로서 투수들을 감싸 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에 관계없는, 그라운드의 리더로서의 몫을 기대 중이다. 김 감독은 “포수가 흔들림 없이 투수를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전면 등장은 향후 몇 년간 두산의 리더십 구도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전력 외 변수로 작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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