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8 말한다] ②친형도 예상치 못한 이승엽의 거포 본능 부활

[삼성 V8 말한다] ②친형도 예상치 못한 이승엽의 거포 본능 부활

2014.11.14.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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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부활. 올 시즌 삼성의 우승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타율 2할5푼3리(443타수 112안타) 13홈런 69타점 62득점으로 악몽과 같은 한 해를 보냈던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의 각오로 파격에 가까운 변화를 꾀했다. 속된 말로 가족 빼고 다 바꿨다. 결과는 대성공. 이승엽은 타율 3할8리(506타수 156안타) 32홈런 101타점 83득점 5도루를 기록하며 국민타자의 명성을 되찾았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날 무렵 "이승엽의 부활은 감독인 내 입장에서도 뿌듯하다. 이승엽은 이승엽의 이름값에 맞는 야구를 해야 한다. 작년과 같은 성적이 이어졌다면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다. 올해 정말 잘 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승엽은 "못해서 수치심이 생겼다. 정말 마지막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절박함으로 바뀌었다"면서 "또 야구를 신중하게 바라보게 됐다. 1년이라도 더 야구를 하고 싶은데 야구를 오래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야 했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자세를 바꾸기로 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시즌 초반에 다시 예전의 폼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5월 21일 포항 롯데전서 연타석 아치를 쏘아 올리며 확신을 갖게 됐다. "당시 타율은 3할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장타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때 홈런을 치면서 올 시즌에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이승엽의 부활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친형 이종호 씨는 "타율과 타점은 어느 정도 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홈런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종호 씨는 시즌 초반 이승엽의 올 시즌 홈런수를 놓고 내기를 했다. 상대는 이승엽의 경북고 야구부 9년 선배 안정실(정화중 교사) 씨. 이종호 씨는 복귀 첫해의 수준인 20개를 예상했다. 반면 안정실 씨는 30개는 거뜬히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는 안정실 씨의 완승. 내기에서 패한 이종호 씨는 "기분 좋은 내기"라고 웃었다. "내 동생이 잘 된다는 데 형으로서 무엇인들 못 하겠냐"는 게 그 이유다.

이승엽은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우승의 기쁨과는 별개다. 그 아쉬움을 가슴 한 구석에 간직한 채 내년 시즌을 준비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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