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패배 책임과 잘못은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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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1.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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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후쿠오카, 이상학 기자] "모든 책임과 잘못은 내게 있다".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해부터 인상적인 투구로 연착륙했다. 비록 한신은 1승 후 4연패로 일본시리즈를 준우승으로 아쉽게 마감했지만, 오승환의 투구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우승 빼고 거의 모든 것을 이룬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승환은 첫 해부터 믿기지 않는 적응력으로 일본야구에 연착륙했다. 64경기에서 66⅔이닝을 던지며 2승4패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 탈삼진 81개를 기록했다. 데뷔 첫 해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원왕까지 거머쥐었다.

오승환의 존재감은 큰 경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클라이맥스시리즈(CS) 6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위력을 떨쳤다. 특히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퍼스트 스테이지 2차전 3이닝 무실점 역투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CS MVP를 수상했다. 지금껏 한국인 선수 그 누구도 받지 못한 포스트시즌 상이었다.

한신은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와 CS 6경기에 이어 일본시리즈 1차전까지 오승환을 무려 12경기 연속 투입시키며 절대 의존도를 나타냈다. 오승환은 좀처럼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으로 연투를 견뎌냈다. 강력한 돌직구와 흔들림 없는 멘탈은 오승환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일본시리즈 4차전은 그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법하다. 1승2패로 뒤진 4차전 연장 10회 1사 1·2루 위기에서 구원으로 나온 그는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사실상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한 순간이었다.

5차전을 앞두고 전날 끝내기 홈런 상황을 떠올린 오승환은 "큰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은 크다. 실투든 구위가 안 좋았든 홈런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타자가 잘 쳤다는 것"이라며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 포수의 볼 배합이나 벤치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이야기할 것이 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핑계일 뿐이다. 모든 책임과 잘못은 나에게 있는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 오승환의 끝내기 홈런 과정을 놓고 등판 타이밍과 볼 배합 문제가 제기됐다. 2-2 동점 상황이었다고 해도 오승환을 지나치게 아끼다 연장 10회 1사 1·2루라는 어려운 상황에 나온 것부터 쉽지 않았다. 여기에 포수 후지이 아키히토는 오승환이 던진 8개의 공 모두 직구로만 요구하는 단조로운 패턴에 파울팁 삼진이 될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오승환은 "그런 걸 떠나서 가장 큰 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제일 문제였다. 교체 타이밍이나 볼 배합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등판 타이밍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결정하시는 부분이다. 그 분들은 나보다 야구를 잘 알고, 현장 감각도 뛰어나시다"고 두둔했다. 자신의 공 하나로 비판받는 이들을 모두 감싸안는 마무리로서 책임감을 나타냈다.

준우승이 확정된 뒤 오승환은 "내년 시즌 준비 잘하겠다. 블론세이브를 줄이도록 하겠다. 올해처럼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오승환은 블론세이브가 6개로 다소 많은 편이었다. 여기에 아픔으로 남은 일본시리즈의 기억을 만회하겠다는 의지 표현. 짧지만 굳은 각오 속에서 오승환의 내년 시즌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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