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스윕 추억' 김경문 4년 전 두산 생각한다

'역스윕 추억' 김경문 4년 전 두산 생각한다

2014.10.23.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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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2010년 10월 2일 사직구장. 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는 궁지에 몰려 있었다. 1차전은 전준우의 결승포로, 2차전은 '조성환 거르고 이대호' 작전이 실패, 이대호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으면서 잠실 2경기를 모두 내줬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한 두산은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사직구장으로 내려왔다.

게다가 두산은 1회부터 선발 홍상삼이 조성환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두산은 시리즈 탈락, 하지만 5회 이종욱의 솔로포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손시헌의 타구로 역전에 성공했다. 5회에는 손시헌이 쐐기 적시타까지 터트렸다. 이후 기세를 탄 두산은 4차전과 5차전까지 잡아내면서 프로야구 역사상 3번째 역스윕(2연패 뒤 3연승)을 달성했다.

당시 두산이 달성한 역스윕 주역은 지금 NC 다이노스에서 뭉쳤다. 김경문 감독은 2011년 NC 감독으로 취임했고 이종욱, 손시헌은 올해 FA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이들은 4년 전 10월 2일과 마찬가지로 준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패를 당하고 벼랑에 몰렸다.

NC는 19일과 22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1차전은 마운드가 일찌감치 무너진 가운데 4-13으로 대패했고 2차전은 세밀한 야구에서 밀려 2-4로 졌다.

지금 NC와 4년 전 두산의 상황은 비슷하다. 일단 안방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는 점, 그리고 열광적인 상대 홈팬이 기다리고 있는 적지에서 3,4차전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 같다. 당시 롯데는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구단이었고, 올해 LG의 야구열기 역시 4년 전 롯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팀 전력과 분위기, 상황 등 모든 조건들이 NC를 힘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당시 두산은 꾸준히 4강에 진출해 SK와 패권을 다퉜던 구단으로 선수들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 NC는 신생팀으로 선수들이 긴장감 때문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NC가 기대야 할 부분은 선발진의 부활, 그리고 선수들의 자신감있는 플레이다.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29), 팀 퀄리티스타트 2위(59회)로 높은 마운드를 자랑했던 NC지만 2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조기강판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나마 2차전 불펜진이 5⅔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친 게 다행이다. 3차전 선발은 에이스 찰리 쉬렉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펼칠 모든 경기에서 선발투수의 분전이 요구된다.

또한 젊은 선수들이 빨리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2차전 역시 승부처에서 나온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박민우는 필요할 때 번트에 실패한데다가 8회 결정적인 실책으로 실점을 했고, 이상호는 7회 1사 1,2루에서 무리하게 3루도루를 감행하다가 아웃을 당했다. 상대 허를 찔렀지만 잠시 주저하다가 스타트가 늦었고 결국 아웃카운트만 늘렸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NC선수단에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먼저 위축되고 있다.

이제 NC에 필요한 건 패기다. 김경문 감독은 "어차피 2패를 했으니 잘 쉬고 최선을 다 하겠다.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에 가서 멋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부에서 2연패 뒤 3연승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NC가 올 가을 작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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