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홈런' 크루스, 추신수와 희비교차

'33홈런' 크루스, 추신수와 희비교차

2014.08.22. 오전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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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야구도 모르고, 인생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극과 극의 대우를 받은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2)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넬슨 크루스(34)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크루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4회 헥터 노에시의 2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월 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날 경기 결승타. 크루스의 홈런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둔 볼티모어는 최근 4연승을 질주했다.

이 홈런은 크루스의 시즌 33호 아치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호세 아브레우(32개), 마이애미 말린스 지안카를로 스탠튼(32개)을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크루스는 지난 2009년 텍사스에서 기록한 33홈런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는데 이를 넘어 커리어 하이가 눈앞이다.

크루스는 원래 텍사스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메이저리그 데뷔는 2005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했지만 2006~2013년 무려 8년을 텍사스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09년 이후 매년 20홈런 70타점 이상 올리며 꾸준함을 과시한 그는 2010~2011년 텍사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도 함께 한 주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50경기 출장정지를 당했고, 시즌 후 FA가 돼 텍사스로부터 1년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크루스는 이를 거절하고 시장에 나왔으나 찬밥 대우 속에 2월 캠프가 되어서야 뒤늦게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1년 총액 800만 달러의 헐값으로 예상보다 낮은 금액과 조건이었다.

반면 텍사스는 일찌감치 크루스와 재계약을 포기하며 외부 영입으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FA 시장에서 추신수를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라는 대형 장기 계약을 안겼다. 텍사스는 추신수 영입과 함께 그에게 등번호 17번을 선사했다. 당시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던 크루스가 텍사스에서 달던 번호가 17번이었다. 같은 외야수인 추신수 영입으로 크루스와 이별을 고했다.

텍사스가 거액을 투자해 모셔온 추신수는 그러나 발목 부상과 스트라이크존 문제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121경기 타율 2할4푼4리 109안타 12홈런 39타점 57득점 3도루. 출루율(.342) 장타율(.371) OPS(.714) 모두 2008년 주전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은 후 최저 기록이다. 추신수 외에도 프린스 필더를 비롯해 투타에서 핵심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텍사스는 49승77패에 그치며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389)로 추락하고 말았다.

반면 추신수 유탄을 맞고 텍사스를 떠난 크루스는 볼티모어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크루스는 올해 123경기 타율 2할5푼8리 121안타 33홈런 86타점 68득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전체 1위에 타점도 전체 6위이자 리그 5위. 타율과 출루율(.326)은 낮지만 장타율(.516) OPS(.842)도 모두 수준급이다.

볼티모어는 73승52패 승률 5할8푼4리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올라있다. 2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9경기차로 따돌리며 1997년 이후 17년만의 지구 우승이 가시권이다. 그 중심에 팀 내 최다 홈런·타점의 크루스를 중심으로 팀 홈런 1위(161개) 타선이 자리하고 있다. 텍사스가 타선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크루스의 빈자리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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