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부활, 류중일 믿음 또 통했다

임창용 부활, 류중일 믿음 또 통했다

2014.07.24. 오전 05: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임창용 부활, 류중일 믿음 또 통했다_이미지
AD

[OSEN=부산, 이상학 기자] 삼성 마무리 임창용이 완벽 부활했다. 2경기 연속 퍼펙트 세이브로 '뱀직구의 귀환'을 알렸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이 또 한 번 통했다.

전반기 중반부터 삼성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마무리 임창용이었다. 국내 복귀 이후 첫 한 달 동안 최고 마무리 위용을 떨친 임창용은 그러나 5월 중순부터 두 달 가까이 부진을 이어갔다. 일시적일 것으로 보였던 부진이 블론세이브 6개로 정점을 찍자 1군 제외도 불가피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후반기 복귀와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1군 복귀전이었던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5-3 승리를 지킨 임창용은 23일 롯데전에도 9회 1이닝을 병살타 포함 내야 땅볼 2개로 막아내며 15-12 승리를 마무리했다.

임창용의 화려한 부활은 류중일 감독의 믿음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은 전반기 동안 임창용이 부진에 빠져도 흔들리지 않는다. "마무리는 임창용밖에 없다. 임창용을 믿는다"는 것이 류 감독의 반복된 말이었다. 거듭된 부진에 속이 타들어갔지만 인내하고 기다렸다.

후반기 시작 전에도 류 감독은 "임창용이 블론을 계속 한다면 다른 카드를 꺼내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임창용이 잘 해줄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맹목적인 믿음이었지만 임창용은 후반기 2경기에서 연이틀 1이닝 퍼펙트로 막고 보답했다. 마무리 불안도 다시 지워지고 있다.

사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임창용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었다. 2011년 부임 첫 해에는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거듭된 부진에도 믿고 내보냈다. 시즌 전 류 감독의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는 말은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비록 가코는 시즌 중 부상으로 중도 퇴출돼 실패로 끝났지만 그 이후 류 감독의 믿음이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2년에는 시즌 초반 배영섭과 최형우가 극도의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삼성 팀 전체가 고전했다. 류 감독은 5월말 배영섭과 최형우를 열흘 동안만 1군에서 제외해 재충전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들은 복귀 후 제 모습을 찾으며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해줘야 할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낳은 결과였다.

차우찬도 2012년에는 6점대(6.02)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류 감독은 그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했다. 2013년 차우찬은 3점대(3.26) 평균자책점과 함께 10승 투수 반열에 복귀했다. 차우찬은 올해 팀 내 가장 많은 41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며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채태인은 2011~2012년 무려 2년 동안 뇌진탕 후유증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류 감독은 매해 그를 키플레이로 꼽으며 진득하게 밀어붙였고, 채태인은 지난해부터 '천재' 면모를 되찾았다.

이승엽도 믿음의 결정체라 할 만하다. 지난해 노쇠화 조짐을 보인 이승엽도 류 감독은 꿈쩍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빼지 않았다. 1할대 타율로 부진한 이승엽은 2013년을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올해 보란듯 화려하게 부활하며 류 감독을 흐뭇케 하고 있다. 류 감독이 믿어준 선수들의 부활이 없었다면 삼성의 독보적 1위는 있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임창용이 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이른바 '나믿뱀믿'. 반드시 해줘야 할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는 류 감독의 믿음이 수렁에 빠진 선수들을 되살리고 있다.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