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변화구는 마구, 이젠 좋아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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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3.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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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상학 기자] "마구예요. 마구".

삼성 마무리 임창용(38)이 쑥스러운 듯 웃어보였다. 임창용은 지난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1군 복귀전을 가졌다. 9회 박준서와 신본기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공 11개로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삼성의 5-3 승리를 지키며 4연패 탈출과 50승 선착을 마무리했다.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임창용의 변화구였다. 이날 임창용은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는 6개로 변화구 5개와 비율이 엇비슷했다. 박준서는 5구째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는데 3구째 121km 느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미리 타이밍을 빼앗았다. 정훈에게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2개씩 섞어 던진 뒤 5구째 125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최고 152km 강속구와 느린 슬라이더·커브가 가미되자 투구패턴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5월 중순부터 시작된 부진이 7월 중순까지 이어지며 1군 엔트리에도 제외된 임창용이었지만 이날 복귀전에서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전반기 직구·포크볼 투피치였지만 이날은 슬라이더·커브를 활용하며 롯데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이날 경기 후 임창용의 표정도 살짝 상기돼 있었다. 성공적인 복귀에도 임창용은 "한 경기 잘 한 것 갖고 어떻다 말하는 것은 아니다. 1군에서 빠진 후 휴식기까지 잘 쉬었다. 특별히 투구패턴에 변화를 준 것 없이 똑같이 승부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던졌다는 말이지만 사실은 영업 기밀이었다.

임창용은 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를 섞어 던진 것에 대해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새로 던진 변화구는 마구"라는 농담을 던지며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그는 121km 커브, 125km 슬라이더처럼 느린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전반기에는 볼 수 없었던 변화구다.

임창용은 여전히 150km 이상 강속구를 뿌리지만 전반기 막판에는 직구 일변도 승부로 타자들의 노림수에 걸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볼 스피드는 나오지만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뱀직구라는 말처럼 볼끝이 바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가운데-몸쪽으로 들어오니 맞는 것이었다"고 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적절하게 가미한 투구가 필요했는데 이날 투구가 딱 좋았다.

임창용 스스로는 전반기 부진의 이유에 대해 이 같은 패턴 노출을 크게 봤다. 그는 "전반기 때 인터뷰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 스타일이 노출돼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오는 것이 많았다"며 "좋을 때가 있으면 안 좋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계속 안 좋아서 팀에도 미안했다. 이제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은 "만약 또 계속 블론세이브가 나오면 다른 카드를 꺼내야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임창용을 믿고 마무리로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그 믿음에 임창용이 보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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