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9회 공포, 임창용 마무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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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1. 오전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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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공포의 9회. 지난해까지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이 느낀 압박감은 경기 포기를 유발할 만큼 공포스러웠다. 올해도 삼성의 9회는 공포스럽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의 의미다. 상대는 이제 삼성의 9회를 기다린다. 삼성은 9회가 이제 조마조마하다.

삼성은 지난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2-0으로 리드하며 9회 문을 열었으나 대거 5실점하며 2-5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임창용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전준우에게 맞은 역전 스리런 홈런 포함 4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나온 심창민마저 손아섭에게 쐐기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백기를 들었다.

문제는 이런 경기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의 9회 역전패는 올해만 벌써 3번째. 지난해는 128경기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이 올해는 73경기 만에 3번이나 나왔다. 2012년 133경기에서도 9회 역전패는 1번 뿐이었고, 2011년 133경기에서도 없었다. 지난 3년간 1번이었던 9회 역전패가 올해만 3번이다.

화살은 마무리 임창용에게로 향한다. 시즌전 7년 만에 친정팀 삼성으로 금의환향한 임창용은 시즌 첫 9경기에서 블론없이 2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제로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 기간 피안타율 1할3리, 9이닝당 탈삼진 8.68개, 9이닝당 볼넷 0.96개로 완벽했다. 일본에 간 오승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5월15일 대구 한화전 첫 블론세이브를 기점으로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다. 한화전 이후 19경기에서 2승2패1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데 블론이 무려 6개나 포함돼 있다. 평균자책점은 8.31. 피안타율이 무려 3할5푼1리이고, 9이닝당 볼넷 역시 4.67개. 실점을 준 것이 10경기로 무실점한 9경기보다 더 많다.

여전히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지만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변화구 제구가 뜻대로 안 돼 폭투를 일으킨다. 변화구가 안 되면 직구밖에 없는데 코너워크가 안 되면 여지 없이 맞게 돼 있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증가한 것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6번째 블론을 범한 롯데전의 과정을 보면 임창용의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직구를 던져 중전 안타를 맞았고, 1사 1·3루에서 정훈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은 초구도 역시 직구였다. 직구가 맞아나가자 전준우를 상대로 임창용은 4개의 공 모두 변화구로 던졌다. 그러나 제구가 안 돼 볼카운트가 몰렸고, 4구째 128km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실투가 돼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임창용에게서 홈런을 뽑아낸 전준우는 그에 대해 "여전히 투구폼부터 위압감이 있다. 구위와 스피드 모두 좋다"고 인정하면서 "강한 타격보다 정타를 만들려했다. 앞선 타자들이 직구를 안타로 만들어서 변화구를 노리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이 매경기 무너지는 데에는 투구 패턴이 너무 뻔하게 노출된 탓도 있다.

어느덧 블론세이브 6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나이차가 있고 전성기가 다르지만 오승환은 2006년 5블론이 개인 최다 기록으로 2011~2013년 삼성 3연패 기간 동안 블론이 총 4개뿐이었다. 나이가 있는 임창용이 전성기 오승환 만큼 하기란 쉽지 않지만 문제는 평균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독보적 1위이지만 단기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의 선수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9회의 공포가 반복된다면 팀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의 인내심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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