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장원삼, "FA 투수먹튀 이제 옛말"

'모범생'장원삼, "FA 투수먹튀 이제 옛말"

2014.07.10. 오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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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야구계에는 '투수 FA는 믿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투수는 쓰면 쓸수록 닳는 분필과 같아 언젠가 하향세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FA 자격을 얻기까지 투수는 상당한 무리를 했고, 그 후유증이 FA 계약 이후 찾아온다. 그래서 FA투수와 계약은 위험부담이 크다.

역사가 잘 말해준다. FA 제도 첫 해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강철을 시작으로 진필중·박명환·손민한·정대현·정현욱 등 내로라하는 대형 FA 투수들이 상당수 실패했다. 송진우가 2000년 첫 번째 FA 계약 후 3년간 13승·10승·18승을 올린 게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그래서 지난 겨울 장원삼과 삼성의 FA 계약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장원삼은 삼성과 4년 총액 60억원으로 역대 FA 최고액에 계약했다. 만 31세의 장원삼은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FA 투수 최대어였다. 하지만 투수에게 너무 큰 돈을 안겨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조금은 섞여 있었다.

시즌 절반이 지난 시점, 장원삼은 충분히 몸값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허리 통증으로 3주 가량 쉬었지만 크게 티나지 않을 만큼 벌어 놓은 성적이 뛰어나다. 13경기 9승2패 평균자책점 3.77. 승률 8할1푼8리로 팀 동료 릭 밴덴헐크와 공동 1위다. 퀄리티 스타트 7경기. 그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삼성은 10승3패를 했다.

3주 가량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 정도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것이다. 25일만의 1군 복귀전이었던 9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6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복귀 승리를 신고했다. 최고 구속은 138km에 그쳤지만 특유의 좌우 코너워크와 함께 체인지업이 절묘하게 떨어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었다.

FA 계약 첫 해부터 10승을 예약하며 FA 모범생으로 거듭나고 있다. 역대 투수 최고 몸값으로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장원삼은 자신만의 것을 잃지 않았다. 그는 "FA 계약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나태해지는 건 아니다. 항상 준비한대로 자연스럽게 한 것이 결과로 나오고 있다. FA 부담 같은 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투수 FA는 먹튀가 많다고 하지만 그건 다 옛날 이야기다. 예전에는 투수들이 많이 던졌다. 때문에 FA가 되면 어느 정도 지친 상태였을 것"이라며 "요즘은 코칭스태프에서 관리를 잘 해주신다. 투구수 관리도 해주고 쉴 때는 쉬게 한다. 예전보다 혹사가 거의 없어졌다. 9~10년을 던져도 큰 무리 없이 계속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투수 관리 시대, FA 투수 먹튀가 없다는 것을 역설했다. 실제로 삼성은 허리 통증을 호소한 장원삼에게 3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줬다.

역대 FA 계약 첫 해 최다승은 2005년 SK 김원형이 기록한 14승. 지금 장원삼의 페이스라면 15승까지도 충분히 욕심낼 만하다. 하지만 그는 "2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낮추고 싶다"며 "복귀전에서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 달만의 실전 등판이라 그런것 같다. 다음 경기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FA 투수 장원삼의 성공은 향후 FA 투수 모범사례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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