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홈런 치고도 일단 뛰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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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9. 오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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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후쿠오카, 손찬익 기자] 타율 3할1푼(297타수 92안타) 12홈런 38타점 36득점.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의 올 시즌 성적이다. 기복 같은 건 없다. 늘 한결같다. 이만 하면 '꾸준함의 대명사'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이대호에게 '슬럼프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슬럼프를 겪는다. 힘들다고 그 상황에서 자신을 놓아 버리면 더 깊이 빠지게 된다. 스스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멘탈갑' 다운 대답이었다.
소프트뱅크의 홈구장인 야후 오크돔의 펜스 높이는 5.85m로 일본 구장 가운데 가장 높다. 지금껏 이대호가 뛰었던 사직구장(4.8m)과 교세라 돔(4.2m)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대호가 야후 오크돔의 높은 펜스 때문에 홈런 생산 등 여러 부분에서 손해를 보는 게 사실.
이대호는 "야구장(야후 오크돔)이 정말 크다. 깜짝 놀랄 정도"라며 "한국에서는 홈런이 될 타구도 이곳에서는 외야 플라이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일반적으로 홈런을 치는 순간 '넘어가겠구나' 하는 느낌은 존재한다. 올 시즌 12개 가운데 3개 확실히 홈런이었다는 느낌은 들었다"면서 "하지만 여긴 야구장이 너무 커서 큰 타구를 때리고도 일단 열심히 뛰고 본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2010년 8월 4일 잠실 두산전~8월 14일 광주 KIA전)을 수립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돌이켜 보면 내가 어떻게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2경기 연속 홈런도 힘든데 어떻게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는가 싶다. 아마도 내가 가진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이해가 안될 정도다. 요즘 같아서는 2경기 연속 홈런 치는 것도 힘들다. 투수들이 바보도 아니고 2,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면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앞으로 그 기록은 깨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과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특히 강민호(포수), 정훈(내야수)와 가장 많이 연락하는 편. 그는 "(강)민호 보니까 큰 일 났다"고 웃으며 "(정)훈이는 잘 하고 있는데 민호는 매일 전화와서 우는 소리를 한다. 좋아하는 후배들이 잘 해야 하는데 말이다. 후배들이 잘 해서 롯데가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클 것 같았다. 그는 드라마를 즐겨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일본에 살다 보면 드라마에 빠져 살게 된다. 밤마다 드라마를 찾아보게 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대호는 "월,화는 '닥터 이방인'을 보고 수, 목은 내가 좋아하는 동생 (이)승기가 나오는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열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큰 체구 만큼이나 듬직한 이대호는 "방망이 하나로 이곳까지 왔다"고 말한다. 그는 절정의 타격감을 앞세워 일본 무대를 평정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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