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석 28구', 오재원의 숨은 가치

'4타석 28구', 오재원의 숨은 가치

2014.04.23. 오전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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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에 승리한 22일 경기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김현수와 호르헤 칸투였다. 나란히 3번과 4번에 배치된 두 선수는 3개의 홈런과 팀이 올린 6타점 전부를 합작해내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6-2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이날 승리 속에는 오재원의 숨은 활약도 있었다. 2번타자로 출장한 오재원은 2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로 한화 내야 전체를 흔들었다. 한화를 긴장하게 만든 오재원의 방망이와 빠른 발이 없었다면 이날 승부의 향방도 알 수 없었다.

역전의 과정에서 오재원은 큰일을 해냈다. 팀이 0-2로 뒤지던 3회초 1사에 나온 오재원은 상대 선발 케일럽 클레이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하며 9구까지 갔다. 그리고 볼넷을 얻은 뒤 2루 도루까지 감행해 성공시키며 클레이의 힘을 뺐다.

두산은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전세를 뒤집었다. 오재원이 도루로 2루에 간 뒤 김현수가 중월 투런홈런으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나온 칸투가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트려 백투백 홈런을 만든 두산은 3-2로 앞서 나갔다. 칸투의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직접 타점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오재원의 수훈이 빛나는 부분이었다. 1회초에도 오재원은 1사에 나와 좌측 담장까지 날아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3루를 훔쳤다. 혼자 힘으로 1사 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오재원은 5회초 희생번트로 기록된 1루 방면 번트와 7회초 1루 땅볼까지 총 4차례 타석에서 28개의 공을 봤다. 타석당 7개의 공을 본 것으로, 한 타석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투수들을 괴롭히는 오재원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기록이다.

이러한 끈질긴 면을 바탕으로 오재원은 이번 리그 최고의 2번타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재원의 출루율은 .429에 달한다. 7번 타석에 들어서면 3번 출루하는 꼴이다. 40타수 12안타로 타율이 .300인데 출루율이 4할을 넘을 수 있는 것은 15경기에서 볼넷을 9개나 얻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은 볼넷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투수가 자신에게 6~7구 이상 던지게 하는 경우도 많다. 두산 경기에서는 오재원이 5분 이상 타석에 서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출루하면 끊임없이 상대 배터리를 긴장시킨다. 이번 시즌 9차례 시도한 도루는 8번이나 성공해 정근우(한화)와 함께 공동 2위다. 오재원 앞에 있는 선수는 박민우(NC, 10개)가 유일하다.

시즌 중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를 희망하는 오재원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했고, 아직 시즌 초에 불과하지만 의지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재원의 분전이 중심타선 폭발로 이어지며 두산의 상승세로 연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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