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기다림' 마이크의 절실한 도전기

'4년의 기다림' 마이크의 절실한 도전기

2014.04.16. 오전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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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뛰어보고 싶다”

마이크 로리(30, kt)는 지난 201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최고 스타 중 하나였다.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삼성과의 경기에서 3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국내 팬들의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런 마이크는 당시 “한국에서 뛰고 싶다”라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 또 하나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괜한 이야기, 갑자기 나온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국행에 대한 마이크의 열망은 꽤 오래된 일이었다.

마이크는 “2011년 정도였다. 그 때부터 한국 무대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만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이 매우 높은 레벨이라고 들었고 대만보다도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도 알고 있었다. 도전해 보고 싶었다”라고 떠올린다. 하지만 당장 기회가 오지는 않았다. 아시아시리즈에서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눈여겨보는 국내 구단은 없었다. 그렇게 마이크의 이름은 희미해져 갔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남짓 시간이 지난 시점. 마이크의 바람은 ‘뜬금없이’ 실현됐다. 지난해 10구단 kt와 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국내 팬들 앞에 나타났다. kt는 마이크를 ‘육성형 외국인 선수’라고 표현했다. 당시 kt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신인선수 자원을 보호하고, 투수진의 유연한 운영을 통한 안정적인 1군 진입을 위해 육성형 외국인선수를 선발했다’고 말했다. 투수가 부족한 kt의 사정상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선수가 필요했고 적은 연봉에도 한국행 의사가 강했던 마이크는 그 적임자였다.

꿈을 이룬 까닭일까. 마이크는 요즘 표정이 밝다. 비록 1군 무대가 아닌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올해 좋은 성적을 보여줄 경우 내년에는 1군에서 뛸 가능성이 열렸다. 마이크는 그런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만으로도 기쁜 내색이다. 마이크는 “다들 친절하고 진심으로 환영해준다. 한국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웃으면서 “멕시칸 리그나 대만 등 외국 생활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내가 팀에 융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범현 kt 감독도 팀 융화력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조 감독은 “2군에서는 잘 던지고 있다. 성격은 참 밝고 성실하다”라고 했다. 활약도 준수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2경기에 나가 1승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12이닝을 던지며 1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자책점은 1점뿐이다. 퓨처스리그라고는 하지만 1군의 주전급 투수들도 이 정도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어린 투수들이 많은 kt의 선발진에서 일정을 거르지 않고 던진다는 게 중요하다. 마이크가 무게를 잡는다면 나머지 투수들의 운용도 한결 여유로워질 수 있다. 작지만 큰 가치다.

이런 마이크는 절실함으로 뭉쳐있다. 아마도 한국무대를 찾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절실한 선수일지도 모른다. 마이크는 올해 1년 계약이 되어 있다. 내년까지 kt와 함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올해 좋은 기량을 보여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라는 확신이 서야 재계약을 따낼 수 있다. 어찌 보면 불안한 신분이다. 하지만 마이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한다.

마이크는 “올해 열심히 해서 내 기량을 발전시키고 싶다. 잘해서 내년에도 계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코치님들이 강조하는 몸쪽 승부에 대한 노력도 하고 있다. 내년에 재계약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다”라고 1군 선수 못지않은 의욕을 드러냈다. 4년의 기다림을 통해 한국무대를 밟은 마이크가 자신의 궁극적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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