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3연전 성공 조건 ‘선발진 안정’

LG, 33연전 성공 조건 ‘선발진 안정’

2014.04.08. 오전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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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프롤로그는 끝났다. LG의 진정한 2014시즌이 시작된다. LG는 8일부터 열리는 사직 롯데 3연전을 기점으로 오는 5월 15일에 끝나는 잠실 롯데 3연전까지 휴식기 없이 11번의 3연전·33경기를 치른다. 지금 LG가 들고 있는 2승 3패란 성적표는 의미 없다. 33연전이 끝났을 때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LG의 2014시즌이 수월할 수도, 험난할 수도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33연전을 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시즌 첫 5경기에 임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일정표를 받아들고는 이번 33연전이 올해 총 세 번의 고비 중 첫 번째라고 판단했다. 2014시즌 개막에 앞서 “일단 첫 5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어떤지 확인해 보겠다. 잘 되면 변화를 줄 부분이 별로 없을 것이고, 안 되면 여러 가지가 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개막 2연전에서 김선우와 임지섭 선발 등판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상위 선발진을 확정지은 가운데, 4·5선발투수 적임자를 개막전에서 테스트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LG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지난해 33연전의 기적을 재현하는 것이다. LG는 2013년 5월 17일부터 6월 23일까지 우천 취소된 2경기를 제외한 31경기서 22승 9패, 승률 71%로 미친 듯이 질주했다. 33연전을 앞둔 시점에서 14승 18패, 7위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33연전이 끝났을 때는 36승 27패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33연전을 극복한 게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받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33연전서 ‘5할 +9’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적’이란 단어는 마냥 붙일 수 없다. 당시 대부분이 LG가 33연전에서 이 같은 호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선수단도 플러스 마진을 목표로 움직였지, 수직 상승을 꾀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LG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질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마운드 때문이었다. 흔히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고 하지만, 마운드는 타격에 비해 기복이 적다. 이 기간 LG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3.17로 이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2013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 탈환에 나섰다.

불펜은 걱정 없었다. 불펜은 이미 2012시즌을 통해 자리를 잡아갔고 정현욱의 FA 합류로 한 층 두터워졌다. 문제는 선발진이었다. 리즈와 주키치 외에는 두 자릿수 승을 올려본 경험이 없는 투수들로 선발진이 짜여졌다. 그런데 그 선발진이 대박을 터뜨렸다. 류제국 우규민 신정락은 이 기간 8승을 합작했고 2패만 당했다. 오히려 주키치가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간 게 변수였다. 마운드가 단단했기 때문에 LG는 대부분의 경기서 1, 2점차 승부를 펼치고 승리를 쌓을 수 있었다.

2014시즌 표본이 겨우 5경기지만, 상황이 작년과 비슷하다.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돌아갈 동안 선발투수 중 그 누구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2일 잠실 SK전서 5⅔이닝 3실점한 우규민이 가장 돋보였고 류제국과 리오단은 불안했다. 둘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LG 상위 선발진이 단단해지고, 팀도 33연전을 버텨낼 수 있다. 그만큼 지금부터는 류제국과 리오단이 팀에 확실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하위 선발라인에는 김선우 임지섭 신정락 신재웅 중 상대팀과 상성이 가장 좋은 투수가 자리한다. 예를 들어 신정락이 지난해 NC전 성적이 좋았고, 현재 NC 타자들의 스윙 궤적에 맞지 않는 공을 던진다면, 신정락이 오는 주말 NC와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선발진 또 하나의 열쇠는 지난 주 입국해서 LG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좌투수 에버렛 티포드다, 티포드는 지난 5일 처음으로 LG 유니폼을 입고 불펜 피칭했다. 티포드는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서 불펜투수로만 등판했었다. 선발투수를 하기 위해선 투구수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희망적인 요소는 티포드의 원래 보직이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라는 것이다. 티포드의 통산 메이저리그 경기 선발 등판 횟수는 8번 밖에 안 되지만, 마이너리그에선 8년 동안 119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티포드는 한국에서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에 대해 “선발투수로 뛰는 데에 문제없다. 투구수에 대한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 여기서 늘려 가면 된다. 빠르면 주말 1군 경기에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티포드는 사실상 LG의 1선발투수다. LG는 지난해 리그 최다 이닝과 탈삼진을 기록했던 리즈의 대체 선수로 티포드를 낙점했다. 체구가 크지는 않지만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공격적인 투구가 강점이다. 티포드 스스로 자신의 투구를 두고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타자들의 타격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매번 승리하는 데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 33연전과 관련해 명확한 목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저 “당연히 승수가 패수보다 많은 게 목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5월에 포수 현재윤과 내야수 박경수를 1군에 합류 시킬 계획을 짜 두었다.

어쨌든 선발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물음표가 희미하다. 타선은 거포 조쉬 벨로 인해 힘이 붙었으며, 불펜에선 마무리투수 봉중근이 지난 2일 올 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140km 중반대 공을 뿌렸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패스트볼 구속이 130km 후반대였고, 몸 상태에 대한 의심이 있었으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선발진만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면, 올 시즌도 33연전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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