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엄격한 WBC 투구수 제한, 한국에 미칠 영향은

더욱 엄격한 WBC 투구수 제한, 한국에 미칠 영향은

2012.12.05. 오전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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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2013년 3월 펼쳐질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투구수 제한이 등장한다. 단, 지난 번 대회보다 더욱 엄격해졌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 닛폰>은 5일 관계자의 말을 빌어 내년 WBC 1라운드 선발투수의 투구수가 65개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2회 대회에서는 선발투수의 1라운드 투구수가 70개로 제한됐었다. 다만 2라운드 85개, 3라운드 100개의 제한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투구수 제한은 WBC만의 독특한 규칙으로 2006년 1회 대회때부터 등장했다. 중간투수들에 대해서도 투구수 규정이 있는데 30개에서 50개를 던진 투수는 반드시 하루를 쉬고 50개를 넘긴 투수는 3일을 쉬도록 했다. 명목상으로는 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혹사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등장했지만 그 뒤에는 출전을 꺼리던 스타급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번 규정변화는 한국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투수구 제한이라는 규칙 자체는 선수층이 두터운 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우리나라 고교야구에서는 단 한 명의 '슈퍼 에이스'가 한 대회의 모든 경기를 책임지며 우승으로 이끄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투수수에 제한이 생기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수층이 얇은 우리나라에 달갑지만은 않은 규정이다. 지난 2009년 WBC 일본과의 1라운드 예선에서 한국은 2-14,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선발 김광현은 난조를 보이며 1회 3실점을 했고 2회에도 추가 2실점을 했는데 투구수 제한 규정때문에 쉽게 투수를 바꿀 수 없었다. 질 확률이 높은 경기에서 불펜투수를 많이 소모하면 그만큼 다음 경기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광현은 무라타에 스리런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올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1라운드 선발투수 제한 투구수 감소는 한국 대표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편성된 대만과 네덜란드, 호주와 비교한다면 한국은 선수층이 가장 탄탄하다. 1라운드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규정 변화다. 그렇지만 4팀 가운데 2팀이 올라가는 1라운드에서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한국 대표팀이 실질적으로 얻을 이득은 그다지 크지 않다.

오히려 한국은 2라운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2라운드에서 한국은 일본, 대만, 쿠바 등 강호들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두 번의 대회를 거치며 투구수 제한을 충분히 경험했다. 벤치의 전략적인 마운드 운용이 승부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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