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스마트폰, 잠실구장에서는 먹통?

[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스마트폰, 잠실구장에서는 먹통?

2011.05.10. 오전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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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실야구장은 야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4차례 매진을 기록해 총 관중은 23만 7083명입니다. 평균 관중도 1만 8237명이나 됩니다. 두산 역시 8차례 매진에, 도합 35만 1474명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평균 관중이 2만1967명입니다.

기분 좋게 응원하시고, 야구를 즐기시려고 경기장에 가신 분들. 그러나 최근에 야구장 내에서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아서 불편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지난 5일, 어린이날이었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잠실에서는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이 있었는데요. 2만7천명의 구름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저는 잠실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요. 경기 시작 후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전화도, 문자도, 와이파이도, 3G도 모두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안테나 자체가 안 뜨더라고요. 다행히 경기가 끝날 때 즈음되어서야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휴대전화 장애가 저 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잠실구장을 찾은 친구 역시 인터넷이 잘 안 된다면서 휴대폰을 제게 보여주더라고요.

저랑 제 친구만 그런 줄 알았는데 경기장을 찾으신 많은 분들이 같은 불편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 5일 제가 트위터에 '1. 통신사 2. 언제 어떤 불편을 느꼈는지? 3. 이로 인한 피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와 관련해 설문을 남겼는데요. 100분이 넘는 분께서 멘션을 남겨주셨습니다.

'학종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계신 분은 "사직은 안 그러던데 잠실은 유독 심해요. 먼저 표 끊고 들어간 일행을 찾아야 하는데 전화가 안 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분은 LG, KT를 둘 다 사용하는데요. KT가 조금 더 심하다고 합니다.

'장지혜'님은 "저번 달에 친구를 아예 경기장내 좌석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리 문자를 하고 전화를 걸어도 연락이 없더군요. 너무 이상해서 발만 동동구르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가진 했지만 알고 보니 그 친구 핸드폰엔 아무 연락이 가지 않은 것이었어요. 진짜 심각했어요. 조치가 필요할 듯"

'전상훈'님은 "잠실 야구장에서 3G는 전혀 안 터져요. 아이폰4를 쓰고 있고요. 야구장 트윗이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네요. 3G가 연결 안되는 무제한 요금제라니…전화 문자도 간혹 안 오더군요"

'이가연'님은 두산팬이신 것 같은데요. "옐로석 특히 안 터집니다. 전화, 문자, 카카오톡, 전부 불통이고 경기장 바깥으로 나와야 되더군요. 전 SK고 같이 간 지인은 KT였는데 둘 다 똑같았습니다"

'강미향'님은 "KT를 쓰고요, 3G 네트워크 오류. 야구중계는 물론이고 카**톡, 웹서치의 오류, 한참 지나고 난 후 메시지 송수신, 짜증 흑흑".

더불어 두산 홈경기 때 1루측 KFC 옆 '블루매직'이라는 두산 팬 용품샵을 운영하는 대니얼 김이라는 분은요. "전화기랑, 단말기까지도 잘 안 된다. 통신사 문제다. 앵글을 어디다 잡느냐에 따라 될 때가 있고, 안  될때가 있다. 이 분은 전화기와 결제 단말기 모두 KT를 사용 중입니다. 무선 단말기는 아예 꺼 논다.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아 오해 받는 경우 많다"고 말했습니다. 영업에도 지장이 있으면 안되겠죠.

불편 사례를 접수한 결과 KT가 가장 많았고요, 그리고 SK, LG순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6일 SK 텔레콤과 KT에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SK는 홍보팀 김대웅 매니저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고요. KT는 고객센터를 통해 잠실구장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통신사의 경우 몇 대의 통신 기기를 어디에 어떻게 설치 했는지가 영업 비밀이었습니다. 그쪽에서는 몇 대가 설치되어 있고, 어디가 가장 잘 잡히는 지는 타사들과의 경쟁 때문에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뭐, 회사 측면에서 이런 부분은 이해 합니다.

그래서 제가 8일 오후 6시 정도에 잠실야구장에 기사님을 파견해 통신 상태를 파악해 줄 수 있겠냐고 요청을 했고요. 양측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K는 오늘 오후 1시경 전화 통화를 통해 어제 확인을 했다고 합니다. KT는 아직까지 답변이 없는 상태입니다.

SK측은 "통신 시설은 장애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실시간으로 보고가 들어온다. 밀집 지역에 순간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심각한 상황이 되면 보고가 들어오는데 보고가 안 들어왔다. 금방 복구가 됐다는 뜻이다.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불편을 겪으셨다면 앞으로 통신망 시설 확충을 하겠다. 3G망 투자를 다른 회사보다 많이 하고 있다. 4월말 방송통신위원회 품질평가 조사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이나 어떤 형태로 시설확충을 하겠다는 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KT는 연락이 없어서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LG는 팬들이 큰 불편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LG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파이 종류가 통신사별로 다르다고 합니다. 그는 "SK는 3G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하는 브릿지라는 장치를 사용하고, KT는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변환하는 에그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LG는 광랜 기반의 와이파이를 사용한다"면서 "변환을 하면서 전파 손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구장의 경우는 어떨까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인 AT&T 파크를 다녀온 분에 따르면 "4만명 이상이 입장했는데 휴대전화, 인터넷 모두 잘 됐다"고 말했습니다.

9일 미국 LA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 취재를 한 저희 통신원과 통화를 했는데요. 그는 "미국 야구장에서는 아직까지 와이파이와 전화통화에 큰 불편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미국은 아직까지 한국처럼 스마트폰 열풍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지난해 뉴욕 양키스 홈 개막전 때 뉴양키스타디움 취재를 다녀왔는데요. 이날 5만명 이상 입장을 했지만 전화는 잘 터졌습니다.

두산 홍보팀 박진환 대리는 "전화가 꾸준하게 터지는 것이 아니어서 불편함을 느낀다. 3G망이 몰리게 되면 통신에 장애가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큰 불편은 없었다. 올해의 경우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통신망이 많이 흐려졌다. 기지국 추가 설치 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직원들끼리 서로 불편함을 느껴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LG는 직원 모두가 LG를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큰 불편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와 관련해 두산 이운호 잠실구장 운영 본부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불편 사항을 접수하진 못했다.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SK는 '콸콸콸'이라는 광고 문구로 저를 가입하게 만들었습니다. KT 역시 전화를 걸어보면 이 같은 광고 문구가 나오더군요. '힘내라는 말 보다 뛰어가서 응원해주고, 사랑한단 말 보다 뛰어가서 안아주고, 고객을 위한다는 말보다 뛰고 뛰어 만족을 드리겠습니다. 고객 만족을 위해 뛰고, 뛰고, 뛰고"

고객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달콤한 말보다, 정말로 귀에 잘 들리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뛰어주세요.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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