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2018.10.30.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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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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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많이 기뻐해 주시더라고요. 피부에 와 닿을 정도였죠. 해외 활동을 계속해왔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작품 참여에 기뻐해 주는 게 보였습니다." (수현)

할리우드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배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수현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다.

수현이 오는 11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감독 데이빗 예이츠)에서 내기니 역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축하 물결이 일었다.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해리포터' 외전이자 J.K 롤링의 소설이 원작인 마법사들의 이야기다. 2016년 개봉한 1편 '신비한 동물사전'은 국내서 466만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악의 중심이었던 볼드모트 곁을 지킨 뱀이자 호크룩스였던 내기니 역을 한국 배우가 연기한다는 사실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백인 남성이 사역하는 동물이 아시아 여성이었다는 점이 논란이 된 것.

[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논란은 생각지 못했어요. 제가 내기니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중요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뜻깊다'고 여겼죠. 백인들이 많은 프랜차이즈 작품이니까 그런 걸 기뻐해 주지 않을까 했습니다. 사실 이런 논란이 부정적으로 생각되는 건 아니에요. 동양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목을 하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무엇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내기니는 손꼽을 수 있는 역할이잖아요. 단순히 애완 뱀이라고 보기에는 강한 캐릭터죠."

수현은 오디션을 보고 최종적으로 내기니 역을 맡게 됐다. 그렇지만 오디션을 볼 때 어떤 역에 임하는지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됐다. 그는 "역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면서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직감에 의존해서 (오디션)영상을 찍었다. 스카이프로 오디션을 보고 영국으로 가서 최종적으로 (크레덴스 베어본 역의)에즈라 밀러랑 호흡을 맞췄다"고 길었던 출연 과정을 떠올렸다.

[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에즈라 밀러는 수현의 출연 확정 이후 "너 일줄 알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현은 "해외 오디션은 상대 배우랑 같이 보는 경우가 많은데, 에즈라 밀러랑 처음부터 느낌이 잘 통했다"면서 "감독님이랑 대화하기보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께서 그런 장면들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 있어요.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아메리칸(한국계 미국인)은 많지만 오리지널 한국 배우는 많지 않거든요. 제가 내기니 역이 된 것도 그런 느낌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수현은 작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지금 염려하는 것들을 영화로 봤을 때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서 “내기니가 ‘해리포터’ 시리즈와 어떻게 만날지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2014년 미국 드라마 '마르코 폴로'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2015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헬레 조 박사 역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이퀄스'(2015) '다크타워: 희망의 탑'(2017)에 이어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까지. 수현의 할리우드 진출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어벤져스' 출연에 대해서는 "(해외 관계자들이)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라면서 "마블 스튜디오에서 배우를 선택할 때 깐깐하게 했을 거로 생각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어렸을 때 외국 생활을 했다. 그래서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분명한 나의 장점"이라며 "해외에 나가면 한국 영화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영화 시장,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현은 어렸을 때 본인이 겪었던 정체성 혼란에 대해 고백했다.

"미국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으로 왔어요. 제가 한국 사람인지 미국 사람인지 혼란이 컸죠. 그때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으로 정체성이 확고해졌지만, 외국에 가면 한국 사람 같고, 한국에 있으면 꼭 외국에 있는 거 같은 혼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제가 하는 일에 좋게 작용을 하는 거 같아요. 제 안에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저의 장점이죠. 그걸 잘 활용해서 외국 사람이 저를 이질감 없이 바라보게 해서 더 많은 걸 펼 수 있었으면 합니다."

[Y터뷰①] 수현 "내기니 役 논란,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죠"

최근 할리우드에서 '서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 아시안 어거스트 열풍이 일고 있다. 수현 역시 이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분명히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미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지만,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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