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이서진이 말하는 '믿고 보는 연출' 이재규와 나영석

[Y터뷰①] 이서진이 말하는 '믿고 보는 연출' 이재규와 나영석

2018.10.21.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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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이서진이 말하는 '믿고 보는 연출' 이재규와 나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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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나영석 PD가 있다면, 연기에는 이재규 감독이 있다. 배우 이서진(47)이 믿고 손 잡는 연출자들이다.

이서진은 '1박2일' 게스트로 출연해 처음 인연을 맺은 나 PD과 함께 '꽃보다 할배'부터 '삼시세끼', '윤식당'까지 연이어 히트시키며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배우로 다가오는데 성공했다.

믿고 호흡하는 연출자는 예능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이서진은 자신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드라마 '다모'의 이재규 감독과 무려 13년만에 재회,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도 히트를 노리고 있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서진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이 넘치는 꽃중년 레스토랑 사장 준모로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에 대한 소감은?
이서진(이하 이) : 저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원톱 영화가 아닌 멀티 캐스팅이고, 캐릭터도 스스로 도전이었다고 평했는데.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 : 도전이라 한 것은, 전에는 굳이 이런 역할 안 했을 거 같아서다. 배우의 길에 대해서 '이런 역할 저런 역할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고, 그런 점에서 도전을 했지만 감독의 의도대로 역할을 수월하게 해낸 거 같다. 작품 선택의 이유는 감독이 제일 컸다. 좋은 기억도 있고, 잘 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알고. 주류보다는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저도 그게 좋다. 이 대본에 이재규 감독이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좋은 배우들이 함께 한 것도 있고.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시간에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영화인데.
이 : 리딩 때는 걱정을 많이 했다. '대사만 돌아가며 계속 하는데 재미없으면 어쩌나' 얘길 많이 했다. 또 '한 사람 대사 할 때, 다른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뭐하냐' 이런 걱정도 많았는데, 다들 잘 하는 배우라 그런지 막상 촬영 때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였다. 덕분에 촘촘히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Y터뷰①] 이서진이 말하는 '믿고 보는 연출' 이재규와 나영석


-이재규 감독은 섭외 때 어떤 얘기를 들려줬나.
이 : 대본만 주고 계속 딴 소리만 하고 헤어졌다. 집에서 읽어봤는데 이재규 감독이 나중에야 '역할을 얘기 안 했다'고 하더라. 근데 대충 짐작했다.(웃음) 태수(유해진 분)나 석호(조진웅 분) 역할로 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닐거라 싶었고, 저도 그렇게 욕심 나진 않았다. 사실 영배(윤경호 분)가 주인공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역할이 강렬했지만, 그 또한 제 역할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준모가 남더라.

-이재규 감독과 호흡은 '다모' 때와 비교해 어땠나?
이 : '다모' 때는 예민하고 열정이 많을 때라 서로 부딪힌 적이 많다. 5개월 사전제작을 했는데 감독에 대한 의심도 있었고 때론 너무 과한거 아니야 싶기도 했다. 방송되고 잘 돼면서 관계가 좋아졌고 신뢰가 생겼다. 하하. 오랜만에 하니까 훨씬 여유로워 좋다. 머릿속에 자기가 원하는게 더 확고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연출의 힘이 큰 영화인데 이번 작품으로 더욱 신뢰가 쌓인거 같다. 차기작(OCN '트랩')도 같이 한다.

-코믹 요소가 많아서 촬영 중 배우들끼리 빵 터진 일화도 있을거 같다.
이 : 한 번 크게 웃겼던 건,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해진 씨가 다리 벌리고 연기하는 장면. 근데 재밌는건, 다들 너무 열심히 하고 틈을 안 주려고 하는 게 보이니까 그게 더 재미있더라. 뭐 하나 있으면 다 물고 들어온다. 예를 들어 석호가 물곰탕을 들고 오는 신에서 대본에는 그냥 '와 맛있겠다' 정돈데, 촬영 때는 전부 일어나서 여기저기 대사 치고 난리가 난다.

-본인도 비지고 들어가 애드리브를 열심히 했나?
이 : 비집고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안 할 수가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제 식대로 해보려고 했다. 한쪽에서 대사하고 있으면 저도 진웅이랑 계속 술 따르고 뭔라도 해야하더라. 자연스럽게 연기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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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2시간 동안 집들이 음식을 먹는 것도 쉽지 않았겠다.
이 : 미친다. 서로 '왜 이렇게 안 먹냐'고' 한다. 대사 안 하고 있으면 '이거 한 번 먹어봐' 이러면서 먹이고. 하하. 앵글 바꾸면서 계속 찍어야 되니 한 번 잘못 건드리면 촬영 내내 그 음식을 먹어야 하는 거다. 저도 닭강정 잘못 건드렸다가 결국 한 판을 혼자 다 먹었다. 해진 씨는 실수로 밥 펐다가 '내가 미쳤지, 밥을 왜 펐나' 이렇게 되더라.(웃음)

-촬영하는 동안 회식도 많이 했다던데.
이 : 잠 잘 때만 빼고 하루 종일 같이 있었다. 광주에서 세트장 촬영을 한 달 하는데 거의 합숙이나 마찬가지였다. 영화 설정상 배우들 호흡이 중요하니까 '끝나고 같이 밥 먹자'고 제가 먼저 시작을 했다. 광주에 맛있는 게 많고, 촬영 때 매번 같은 음식 먹으니까 저녁 만큼은 매일 다르게 먹어보자 했다. 그 낙으로 촬영을 하는거다. 다행히 제가 검색해서 찾아갔는데 절대 실망시키진 않더라.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한 배우는 누군가?
분위기 메이커라고 하긴 좀 그런데, 윤경호가 놀림을 많이 당했다. (그렇게 안 보이지만) 경호가 저보다 10살 어리고 진웅이보다 5살 어리다. 촬영장이나 회식자리에서 막내 경호 놀리는 재미로 대화가 많아져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카톡을 안 쓴다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 : 지금 굳이 등록해서 연락 안 하던 사람들한테 갑자기 알림이 갈 수도 있고, 단체방 같은 것도 많이 한던데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귀찮아질 거 같다.

-소외된다는 생각은 안 드나?
이 : 소외되고 싶다.(웃음) 앞으로도 안 할 생각이다. 지인들이 너 하나 때문에 문자 따로 보내기 귀찮아 죽겠다고 하는데, 그럼 그냥 연락하지 말라고 한다. 하하하.

[Y터뷰①] 이서진이 말하는 '믿고 보는 연출' 이재규와 나영석


-고독을 즐기는(?) 스타일인데,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하는 예능 같은 경우 부담되진 않나?
이 : 예능 출연진들은 워낙 다 친해졌기에, 일이라기보다는 진짜 여행한다고 생각이 든다. 부담스럽지는 않다. '꽃할배' 같은 경우 부담스럽긴 하다. 눈 뜨면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근데 그건 여행에 대한 부담이고 촬영에 대한 부담은 없다.


-'완벽한 타인' 출연진 중에 예능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은 사람을 꼽는다면?
이 : 유해진 씨는 한 번 같이 했고... 염정아 씨가 나오면 재미있을 거 같다. 정아 씨가 되게 웃기다. 저랑 비슷하달까? 생각을 깊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밝고 단순하다.

-예능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친숙해졌지만, 배우로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준이 있을 듯 한데.
이 : 예능 제안이 많이 오지만 나영석PD 말고는 같이 안 하려고 한다. 사실 예능을 잘 모른다. 제가 한 프로들은 예능이라기보다 다큐에 가까운 거라, 본업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근데 언제까지 나 PD랑 계속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맨날 '안 되면 바로 헤어진다' 이런 말 한다. 만약 나 PD가 또 새로운 예능을 제의한다면 같이 할 수 있을 거 같다. 어차피 제가 아는 다른 예능 PD도 없고... 나PD는 저를 자기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웃음)

-오랜만에 영화를 선보인데 이어, 앞으로 다작 행보를 기대해도 될까?
이 : 다작보다는 여러가지 캐릭터를 하고 싶다. 사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라 먼저 제의가 와야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있다. 일단 가족 얘기 멜로보다다는 장르물이나 악역 같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차기작에서도 새로운 모습 보여줄 수 있을거 같다.

YTN star 최보란 기자(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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