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사극 품은 장동건에 빠지다...'창궐'

[Y리뷰] 사극 품은 장동건에 빠지다...'창궐'

2018.10.18.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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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사극 품은 장동건에 빠지다...'창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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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선 굵은 외모 때문일까. 장동건은 한복보다는 정장이 어울린다는 선입견이 있던 배우였다. 그런 그가 '창궐'로 그 편견을 보기좋게 깼다. 28년 차 배우 장동건의 변신이 심상치 않다.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이 지난 17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조선의 왕자 이청(현빈 분)이 야귀(夜鬼)와, 왕위를 노리는 권력가 김자준(장동건 분)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날선 대립이 제법 흥미롭다.

이 작품에서 장동건은 주인공과 대립하는 안타고니스트 김자준을 연기했다. 백성의 안위보다는 왕위 지키기에 급급한 왕 이조(김의성 분) 뒤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좌지우지하던 그는 야귀의 힘을 빌려 역성혁명을 꾀한다.

사실 장동건의 악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장동건은 지난 3월 개봉한 '7년의 밤'(감독 추창민)에서 인상깊은 악역 연기를 펼쳤다. "전작과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는 그의 말처럼 표현은 전혀 달랐다. 몸짓은 가벼워졌지만, 경험만큼 깊어진 내공이 주는 여운이 상당하다.

오락 영화지만, 그 속에서 김자준은 상당히 복잡한 인물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부패한 왕이 권력 유지에만 급급해하는 걸 보며 부당하다고 느낀다. 이를 숨긴 채 나름의 철학에 따라 '개벽'을 준비한다. 하지만 그 바람은 어느새 개인적인 욕심으로 변질, 스스로를 파괴하기에 이른다.

그래서일까. 욕망을 좇아 그저 날뛰는 악인과 다르다. 김자준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계획적이며 냉철하다. 이를 위해 감정을 한껏 절제했다. 하지만 홀로 남은 근정전에서 곤룡포를 보는 그의 눈빛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오른다. 욕설이나 자극 없이도 존재감은 강렬하다.

갈수록 더해가는 외적인 변신도 놀랍다. 전작에선 M자 탈모로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얼굴을 뒤덮는 특수 분장을 감행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외적으로 망가짐을 불사했다'는 애정어린 지적에 "잘 안 망가지더라"고 말한 그의 여유는 어찌보면 작품을 위해 들인 성실한 노력과 자신감으로 보였다.

앞서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선택하고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듯, '창궐'은 장동건에게 도전이었다. 1993년 드라마 '일지매' 이후 두 번째 사극이자 스크린에선 처음으로 한복을 입고 연기한 작품이다.

[Y리뷰] 사극 품은 장동건에 빠지다...'창궐'

1992년 데뷔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최고의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장동건. 긴 시간을 배우로 살면서 "작품의 개수가 아쉽다"고 밝힌 만큼 올해 선보인 작품만 세 개다. 영화 '7년의 밤' 드라마 '슈츠', 개봉을 앞둔 '창궐'까지 판이한 소재와 장르만큼 전혀 다른 캐릭터로 다가왔다.

차기작도 일찌감치 확정했다. 이번에도 사극이다. '아스달 연대기'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고대 인류사를 시간적 배경으로 상고시대의 문명과 국가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독한 악역의 얼굴로 사극까지 품은 장동건이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새로운 얼굴이 기대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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