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rd BIFF] 이영진 "소신발언? 비겁할 필요는 없기에" (인터뷰②)

[23rd BIFF] 이영진 "소신발언? 비겁할 필요는 없기에" (인터뷰②)

2018.10.10. 오전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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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rd BIFF] 이영진 "소신발언? 비겁할 필요는 없기에"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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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가 제일 좋아요. 저로서 뭔가를 하는 거잖아요."

드라마 예능 영화 촬영, 각종 영화제 홍보대사, 감독 등 숨 가쁘게 지난 시간을 달려온 이영진의 말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에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가 한국영화의 오늘_비전 부문에 초청됐다. 부산에서 일정을 소화 중인 이영진을 만났다. 이영진은 '계절과 계절 사이'에 대한 이야기부터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아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원동력 그리고 최근 다양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는 그의 또 다른 소신과 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 등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이영진은 1998년 모델로 데뷔했다. 이듬해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는 제3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과 제2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영화 '요가학원' '4교시 추리영역' '로봇, 소리' '환상속의 그대' '고령화 가족' '열여덟, 열아홉' '더 펜션'은 물론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예능 '뜨거운 사이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전히 패션 쪽에서도 활약하는가 하면 다양한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서 활약을 펼치고도 있다.

이영진은 "고등학생 때 데뷔를 했다. 나에게 제일 부족한 것이 사회성"이라며 "화려하지만 고립된 곳이 연예계다. 어떤 동력이 필요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대에는 개인에 집중해서 살았어요. 30대가 되니까 제가 사회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렇게 사회를 배우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고립될 거 같았어요. 작게나마 연출도 하고 뭘 써보기도 했죠. 혼자서 갇혀 있는 것보다 계속 뭔가를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사는 것이 더 건강해지는 방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23rd BIFF] 이영진 "소신발언? 비겁할 필요는 없기에" (인터뷰②)

지난해 종영한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에서 이영진은 소신 발언으로 매회 화제를 모았다. 특히 '미투'(MeToo) 열기가 뜨거웠던 그때 이영진은 자신의 피해 사례를 솔직하게 공개하며 여성 배우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몸을 사리는 것이 더 두렵더라고요. 사실 제가 어느 한순간에 달라진 건 아니에요. 그동안 제 의견을 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거든요. 이제 사회가 훨씬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된 거 같아요. 당시 마이크가 주어지면 피하지 말자고 했다면 이젠 누군가 마이크를 들었을 때 눈치 주지 말고 그 선이라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예계에 20년을 몸담고 일했다. 그는 자신의 소신 발언에 대해 "업계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좋아진 것은 저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아주 책임이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저는 모자라고 약한 존재지만 비겁해질 필요는 없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영진은 본인의 20년 연예계 생활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드러지는 장점이나 뭔가 크게 있는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던 그는 "20년 전에는 20년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건 꿈이었다. 지금도 그때와 같다. 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 저를 놓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제 일도 영위해나가고 싶다"고 힘을 주었다.

그의 차기작은 영화 '배심원들'이다.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로 이영진은 검사 역을 맡았다.

"일상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더라고요. 발표를 많이 하는데, 발성이 중요했죠. 생각만큼 뜻대로 되지 않아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재밌었어요. 박형식 군 등 '배심원' 촬영으로 처음 알게 된 배우들이 많은데 촬영 현장이 굉장히 좋았어요. 행복한 작업이었죠. 아, 빨리 또 일하고 싶네요.(웃음)"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매니지먼트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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