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2018.09.26.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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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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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비수(匕首) 같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치열한 액션 영화로 볼 수도 있겠네요. 여운이 짙은 영화에요. 10월과 어울리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배우 김윤석은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에 이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10월 3일 개봉하는 작품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이다. 암수살인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말한다.

김윤석은 살인범 태오(주지훈)의 자백을 믿고 사건을 수사하는 끈질긴 형사 김형민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파수꾼의 면모를 그려냈다. 김윤석은 "형민만 파수꾼이냐. 우리가 모두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뉘앙스가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문을 뗐다.

"영화에서 형민이 수사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는 실종신고에요. 그거라도 없으면 아예 방법이 없는 거죠. 형민은 소외된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감독님도 파수꾼이라는 말을 한 것이 아닐까 해요. 형민만이 파수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래야 한다는 걸 말하고 있죠."

[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범죄물이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추격자와 추격을 당하는 자간의 피 튀는 싸움도 심장박동수를 높이는 추격전도, 선정적인 연출도 없다. 김윤석과 주지훈은 접견실에서 여느 추격전 못지않은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주)지훈이는 위경련이 나서 병원에 갔어요. 접견실 장면을 찍을 때는 초긴장 상태였죠. 여섯 번의 접견실 장면이 나오는데 움직임이 없거든요. 앉아서 찍었어요. 그래서 찍어놓고 밋밋하면 어떡하지 싶었지만 그 안에서 '밀당'이 어마어마했죠. 장면을 찍어갈수록 색깔도 온도도 달라지고 당하기도 우위에 서기도 하면서 긴장감이 생겼죠. 그만큼 조절이 어려워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돌이켜보니 재밌었네요."

감옥 속에서 마치 퍼즐처럼 추가 살인의 단서를 흘리는 살인범과 실체도 없는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김윤석은 주지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지훈에게 무언가를 던졌을 때 흔들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미묘한 건데, 수줍음이 많지만 기가 세다. 자신이 세다는 걸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며 "슛이 들어가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독기가 나온다. 그렇게 연기하면서 더 재밌어졌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경상도 출신인 김윤석은 주지훈의 사투리 연기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주지훈은 "연기를 위한 사투리는 120점을 주고 싶다. 극 중 태오가 하는 말은 일반적이지 않다. 현란한 게 마치 미친놈 같지 않나"라며 "서울 토박이 친구가 어려웠을 텐데 감각이 있더라"라고 칭찬했다.

앞서 주지훈은 김윤석에 대해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달달하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석은 "시원한 맥주도 아니고"라고 멋쩍어했다.

"제가 워낙 소탈한 스타일이에요. 숨기는 것도 없이 다 얘기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하)정우랑 친한데, 저랑 워낙 친하다 보니까 '마음 놓고 해도 돼'라고 하지 않았을까 해요. 저 편안한 사람입니다.(웃음)"

극 속에서 형민은 정장 차림의 모습이다. '베테랑' '공공의 적' '강철중' 등 그간 범죄물에서 그려온 형사와는 다르다. 형민은 차분하고 우직하게 사건에 집중한다. 김윤석은 "실제 모델이 된 형사님이 재킷을 입고 다닌다. 마치 회사원처럼 말이다. 그 설정을 캐릭터에 차용했다"고 했다.

"'거북이 달린다' '극비수사' 등 형사 역할을 제법 했지만 어떤 의미로 보면 본격적인 형사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전에는 형사를 직업으로 가진, 한 가장의 슬픈 이야기였죠.(웃음) 이번 형사야말로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사건으로만 보여줄 수 있었어요."

[Y터뷰] '암수살인' 김윤석 "주지훈과 '밀당', 긴장감 컸다"

1988년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데뷔해 어느덧 30년차 배우가 됐다. '1987'(2017) '남한산성'(2017)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검은 사제들'(2015) '극비수사'(2015) '쎄시봉'(2015) '해무'(2014)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 '도둑들'(2012) '완득이'(2011) '황해'(2010) '전우치'(2009) '거북이 달린다'(2009) '추격자'(2008) 등 지난 10년간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더욱더 까다롭게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장르의 다양성이 중요해요. 신선한 이야기, 다른 면으로 볼 수 있는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을 잊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어요. 물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야지 만들어지는 거라서 아쉬운 부분도 있죠."

베테랑 연기자가 아닌 아빠, 남편으로서의 김윤석은 어떨까. 김윤석은 "아이들에게 만만한 아빠"라고 웃었다. 그는 "어디를 나가면 항상 말을 한다. '암수살인 언론 시사회야' '영화 후시 녹음 하러 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 좋다"며 "관심을 주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저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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