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2018.09.23.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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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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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선택 기준이요? 확실히 있습니다. 작품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달이 되어야 해요."

배우 조승우가 이같이 자신만의 기준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시대의 유행을 타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겉보기에만 화려한 작품도 피하는 편"이라며 "배우 일을 하면서 '난 왜 배우를 하고 있지?'라고 의미를 물었다. 제 작품을 본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2000년 영화 '츈향뎐'으로 데뷔해 지난 19일 공개한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까지 조승우의 필모그래피는 그의 소신으로 가득 차 있다. '명당'은 앞서 '퍼펙트 게임'(2011)으로 호흡을 맞춘 박희곤 감독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조승우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정통 사극 느낌이 들었다. 정적이기도 하고 힘도 있고 우아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명당'은 주피터필름의 '관상' '궁합'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담았다.

"'명당'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그릇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몇백 년 전 이야기지만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 같았죠. 우리가 살아갈 때 어떤 게 옳고 어떤 걸 중요시하고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잖아요. 영화 속 인물들은 부귀영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달려들어요. 마치 불나방처럼 말이에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죠."

조승우가 연기한 박재상은 올곧은 신념의 지관이다. 조승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의 중심을 지킨다. 다만 흥선(지성)과 김좌근(백윤식)-김병기(김성균) 부자의 대립 속에서 존재감은 선명하지 않다. 조승우 역시 이를 알고 있는 듯 "영화에서 보이기에 잔잔한 것 아니냐,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이 안 보이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박재상은 영화의 시작과 끝에 있다. 복수심도 있지만, 성장 과정도 있다. 탐욕의 땅이 아닌 사람을 살리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땅을 찾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저는 연기를 할 때 '방점을 찍겠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아요. 흐름을 타려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합이거든요. 상대 배우가 없으면 저도 없어요. 혼자서 할 수 없죠. 좋은 배우와 좋은 호흡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박재상은 어려운 역할이었어요. 안 보이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고 균형감 있게 축을 만들어야 했죠. 너무 과해도 안 되고 약해도 안 됐고요.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에너지를 만들어 갔습니다."

조승우하면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종영한 JTBC '라이프'에서도 단연 빛났던 건 조승우의 연기력이었다. 어떤 작품 속 캐릭터든 마치 그 인물처럼 보이는 것이 조승우의 저력이다. 그렇지만 조승우는 "제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다. 늘 그래왔다"고 쑥스러워했다.

[Y터뷰①] 조승우 "'명당'서 튀지 않는다? 중요하지 않죠"

"겸손을 떠는 게 아니라 과한 칭찬을 받을 때는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도망가고 싶고 민망하고 부담스럽죠. 칭찬받으면 좋죠.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웃음) 그런데 칭찬 다음의 행보에 대한 부담이 커요. '비밀의 숲'과 '라이프' 이후 '명당'을 선보였는데 '왜 저렇게 부각되지 않는 역할을 하지'라는 말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마음에 들고 끌리면 해요. 굳이 제 자신이 튀는 게 아니라요. 저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면 언제든지 할 마음이 있죠."

공교롭게 조승우는 '클래식'(2003)에 출연했던 손예진('협상') 조인성('안시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가 열심히 후회 없이 찍었을 것이다. 누가 월등히 잘 돼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잘 되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즐거우면 좋다"고 웃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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