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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현빈의 예측 불가 밀고 당기기...'협상'의 힘
 손예진·현빈의 예측 불가 밀고 당기기...'협상'의 힘
Posted : 2018-09-11 13:00
범죄 오락 장르라고 하면 떠오르는 현란한 액션이나 추격전은 없다. 하지만 그 자리를 채운 '대화'가 주는 긴장감은 살벌하고 짜릿하다. 협상가와 인질범은 서로 이해하다가도 의심하고 경계하며 관객을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레이스에 초대한다. 두 사람의 예측할 수 없는 '밀고 당기기'에 저절로 눈과 귀가 모니터로 향한다.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의 힘은 여기에 있다.

영화는 그동안 극적 전개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협상(Negotiation)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질범 손에 놓인 인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테이블에 앉은 협상전문가의 이야기다. 손예진이 서울지방경찰청 위기대응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 경위로, 현빈이 무기밀매업자이자 최악의 인질범 민태구로 변신했다.

 손예진·현빈의 예측 불가 밀고 당기기...'협상'의 힘

다 온 것 같다가도 어그러지고 마는 게 협상. 인질 구출을 목표로 하는 채윤도 마찬가지다. 알다가도 모를 태구의 행동에 애를 먹는다. 이 예측 불가능함이 빠른 호흡으로 펼쳐지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닿을 듯 닿지 않는, 두 사람의 미묘한 어긋남이 협상이라는 소재가 주는 묘미이자 긴장의 원천인 셈이다.

이 긴박함을 극대화하는데 제한된 시·공간이 한몫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채윤이 있는 서울의 경찰 상황실과 태국에 있는 태구의 아지트 두 곳이다. 감독은 여기에 12시간 내 인질범과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시간제한도 걸었다.

이를 이원생중계 방식을 풀어낸 감독의 선택이 영리하다. 환경의 제약이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탈바꿈했다. "촬영장 속 모든 상황이 현실 같았다"는 손예진의 말처럼, 극 중 상황은 생생히 살아 펄떡인다. 그 날것의 긴장감이 극장에 있는 관객에까지 전달된다.

카메라는 배우들의 표정과 동공까지 세세히 비춘다. 클로즈업과 바스트샷 위주로 장면 선택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주는 긴박함과 서스펜스를 끝까지 유지한다.

 손예진·현빈의 예측 불가 밀고 당기기...'협상'의 힘

이 같은 선택은 배우들의 호연이 없다면 부담스럽게 비칠 수 있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베테랑 배우들의 안정적인 소화력은 위태로운 협상극에 몰입도를 더한다.

특히 협상전문가를 연기한 손예진의 열연은 단연 눈부시다.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협상가를 맡아 한 영화 안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이성과 열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 하채윤은 그의 단단한 연기 내공과 만나 공감을 자아낸다.

인질범으로 생애 첫 악역을 선보인 현빈 역시 합격점이다. 능글맞게 웃다가도 단숨에 잔인하게 돌변하는 그의 얼굴이 새롭다. 거친 욕설과 분노를 참지 못하는 모습에서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젠틀한 미소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연기의 완급 조절도 뛰어나다. 협상 상대가 바뀔 때마다 말의 호흡과 톤을 다르게 해 반복한 장면이 주는 지루함을 덜어낸다.

 손예진·현빈의 예측 불가 밀고 당기기...'협상'의 힘

다만 전개에서 아쉬움은 남았다. 범죄 장르에서 익히 보아왔듯 '협상' 역시 막판 반전을 시도한다. 하지만 반전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머무르는 탓에 막판 뒤집기에 오는 짜릿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면서도 판타지에 가까운 결말은 중반부까지 끌고 온 긴장감을 흐리게 한다.

또한 추석 가족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총성이 연발하고 피가 낭자하는 수위에 다소 놀랄 수 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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