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기획] 'H.O.T'부터 '방탄'까지 팬덤이 K팝에 끼친 영향

[Y기획] 'H.O.T'부터 '방탄'까지 팬덤이 K팝에 끼친 영향

2018.08.1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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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획] 'H.O.T'부터 '방탄'까지 팬덤이 K팝에 끼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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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아이돌그룹 H.O.T.와 젝스키스는 현재 K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누군가 이 질문을 한다면 두 팀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특히 이들이 만들어낸 '팬덤(fandom)'은 지금까지도 K팝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른다.

H.O.T.와 젝스키스는 국내 아이돌그룹의 시초이자 1세대다. 1996년 데뷔한 H.O.T.는 당시 가요계를 평정한 유일무이한 최고의 그룹이다. 현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의 첫 주자로서 거는 기대 또한 컸다.

이에 질세라 1년 뒤인 1997년 젝스키스가 데뷔했다. H.O.T.보다 1명 많은 6인조 그룹으로 데뷔한 젝스키스는 H.O.T.와 사뭇 다른 음악 콘셉트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면서 H.O.T.와 젝스키스를 추종하는 거대 팬덤이 생기기 시작했다. '클럽에쵸티(Club H.O.T.)'와 '옐로우키스(YELLOWKIES)'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처럼 팬들을 위한 MD가 잘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클럽에쵸티'는 H.O.T.의 상징인 흰색 풍선을 손에 들었고, '옐로우키스'는 젝스키스의 상징인 노란색 풍선을 들고 두 팀을 응원했다.

응원할 수 있는 거라곤, 풍선 흔들기와 다른 팬덤과의 격렬한 신경전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의 세력 다툼은 방송 무대나 연말 시상식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현 가요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단 팬들은 풍선이 아닌 LED 봉을 들고 가수들을 응원한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도 이는 변함없는 응원방식이다.

당시 H.O.T.와 젝스키스의 가요계 점령은 오로지 방송 순위로 나타났다. 팬들의 전화투표, 음반 판매량, 전국투표인단 등을 집계해 순위를 선정했다. 오로지 팬들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러다 보니 H.O.T.나 젝스키스 같은 오빠부대를 가진 아이돌그룹들의 힘이 막강해졌다.

[Y기획] 'H.O.T'부터 '방탄'까지 팬덤이 K팝에 끼친 영향

팬들로부터 얻는 아이돌그룹의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단숨에 아이돌 멤버들을 정상급 연예인으로 등극시켰으며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게끔 했다. 당시에는 국내서만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K팝 아이돌들의 위상이 높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그룹 방탄소년단을 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뿐만 아니라 유명 어워드에서도 수상하며 K팝 그룹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ARMY)' 또한 현지에서 높게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은 아미와 함께 2018 틴 초이스 어워즈에서 각각 '초이스인터내셔널 아티스트'와 '초이스 팬덤' 부문을 나란히 수상했다.

이처럼 국내 아이돌그룹의 팬덤은 더 이상 해당 가수를 따라다니는 소녀팬들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의 K팝을 이끄는 힘이 됐고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가수들 또한 여러 공식 석상에서 자신들의 팬들을 언급하며 그들의 응원과 사랑에 감사를 표현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같은 팬덤 형성의 시초를 바로 '클럽에쵸티'와 '옐로우키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 30대가 된 팬들이지만, H.O.T.와 젝스키스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소녀팬들에게 뒤지지 않는 순수함과 열정을 가득 찼다. '무한도전-토토가'를 포함, H.O.T.와 젝스키스가 방송에 떴다 하면 즉각 반응하는 팬들을 보면 알 수 있다.

H.O.T.와 젝스키스 팬덤의 신경전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치열하다. 어느 한 팀이 방송에 출연하거나 콘서트를 개최하면 나머지 한팀도 그대로 이행한다.

최근 H.O.T.와 젝스키스는 오는 10월 13~14일 콘서트를 연다고 밝혔다. 같은 날 다른 장소다. H.O.T.는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이며 젝스키스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친다. 얼마나 많은 흰색과 노란색 물결이 잠실벌을 점령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Y기획] 'H.O.T'부터 '방탄'까지 팬덤이 K팝에 끼친 영향

기획형 아이돌 그룹의 성공 신화인 두 팀은 거대 팬덤을 이끌며 당시 학생 신분인 팬들의 조퇴 금지령, 지하철 연장 운행 등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에 K팝의 주류가 된 아이돌그룹의 무대는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으며 팬덤은 더욱 다양해지고 발전해가고 있다.

'클럽에쵸티', '옐로우키스' 등 이전에는 단순 팬덤 간 신경전만 벌였다면 현재는 해당 응원가수들의 사업이나 일정에도 관여를 한다. 소속사 측 또한 팬들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며 가수의 음악 활동에 반영한다.

거대 팬덤의 원조인 '클럽에쵸티'와 '옐로우키스'는 이처럼 K팝 일부를 흔들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됐다. 팬덤이 없다면 인기 아이돌그룹도 없으며 자연스레 K팝의 국내외 활약도 없었을 것이다. 아이돌과 팬들 간의 호흡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출처 = MBC,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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