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쌍천만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3편 가능성은?"

[Y터뷰] 쌍천만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3편 가능성은?"

2018.08.1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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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쌍천만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3편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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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다. 1, 2편이 나란히 '천만' 고지를 밟았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가 '쌍천만'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일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 제작 덱스터스튜디오/리얼라이즈픽쳐스)은 지난해 개봉해 1441만 명의 관객을 모은 '신과함께-죄와 벌'의 후속편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1, 2편을 동시에 촬영했고, 총제작비 400억 원으로 제작 전부터 우려를 자아냈던 프로젝트였지만 1편의 성공에 힘입어 2편 역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뛰어난 시각 특수효과(VFX) 기술과 함께 주호민 작가의 탄탄한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모성애, 부성애 등 가족 간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용서와 화해, 속죄와 구원 등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쉽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1편에서는 모성애에 강점이 찍혀 있다면 2편은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 등 저승 삼차사의 인연을 풀었다. 풍부한 서사와 과거와 현재, 지옥을 넘나드는 볼거리를 자랑하며 전편과 차별화를 꾀했다.

'신과함께'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한국형 시리즈 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아이언맨' '토르' 등 할리우드 제작사인 마블 스튜디오가 내놓는 시리즈물처럼 한국에서도 이 같은 제작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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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김용화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Q: 개봉 첫날에 1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개봉일 최대관객수를 경신한 기록이다. '신과함께2'에 대한 관객들의 남다른 애정을 엿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김용화 감독(이하 김): 날씨가 너무 덥지 않나. '신과함께'가 은혜를 엄청나게 입고 있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스태프와 배우들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는 부분을 호의적으로 봐주고 있는 거 같다. 일단은 보고 평가하겠다는 생각으로 첫날부터 많은 관객이 작품을 본 것이 아닐까 한다.

Q: 영화에 대한 반응은 보고 있나?
김: 영화가 종영에 가까워지면 댓글을 읽는 편이다. 잘 될 때 찾아보는 건 변명할 거리를 찾겠다는 것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발전 거리로 쓰지를 못한다. 다만 두려웠던 이야기는 들었다. 영화가 세 가지 이야기를 진행하는 '산만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뜨끔했다.

Q: 1편과 2편을 동시 촬영했음에도 작품의 결이 다르다. 어떻게 설계를 했는가?
김: 1편에서는 진심은 통할 거라는 생각으로 제가 직접 경험했던 어머니와의 얘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그것이 영화의 강점이라는 모니터 결과가 나왔다. 2편은 캐릭터와 세계관이 관객에게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단계가 됐기 때문에 진짜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려고 했다. 하정우의 말처럼 1부는 눈으로 운다면 2부는 가슴으로 운다. 2편은 순간순간의 장면에서 뭉클한 순간이 생기면 소임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눈물 폭탄에 의지하지 않고 서사와 캐릭터의 밀도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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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 중 공룡 신(scene)이 나온다. 덱스터스튜디오의 기술력을 전시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즐겁기를 바랐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언론이나 평론가만 생각한다면 안 넣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신과함께'는 작가주의 영화가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길 원했다. 유치해 보여도 재밌게 봤으면 했다.

Q: 실제 '신과함께' 시리즈는 10대들의 지지가 열렬한데?
김: 관람객 중 10대 비율이 높다. 사실 '신과함께'를 청소년 관람 불가로 해서 정말 지옥이 어떤지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안 해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잘하는 감독들이 있지 않나. 원작 자체가 범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Q: 1편은 '신파'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김용화 감독이 생각하는 신파란 무엇인가?
김: 개연성이나 통일성 없이 느닷없는 감정을 말초적으로 등장시키는 상황을 말한다. 필연적이지 않다. 눈물을 흘리게 하려는 목적으로 굳이 필요치 않거나 느닷없는 부분이 등장하는 것을 신파라고 규정하고 있다. 난 1편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정이 거북할 수는 있으나 관객들이 여러 상황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이길 원했다. 그러나 1편을 신파라고 규정하는 분들과 싸우자는 것은 아니다. 제 기준과 그것의 기준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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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편 마지막에 3편을 예고하기도 했는데?
김: 예의를 갖춘 거다. 그대로 마무리 지을 수는 없었다. 사실 한국 영화 시장에서 프랜차이즈물이 나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이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는 건 여러 가지 기회를 얻은 거라고 해석된다. 상업영화 감독으로 흥행이 없으면 제 가치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은데 (3편을) 안 만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Q: 1, 2편 모두 천만을 넘어섰다.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대상은?
김: 하정우 주지훈 마동석 차태현 김동욱 이정재 등 잃을 것이 많은 배우지만 불안한 프로젝트에 모험을 나섰다. 그 용기와 태도가 감사하다. 감독으로서 무한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오랜 기간 동안 어려운 길을 걷고 나면 이상한 신뢰가 생긴다. 배우들은 정말 떨렸을 것이다. 사실 그들을 생각했을 때 선입견도 있었지만 깊숙이 알게 되니까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더라. 인생의 위기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만났다.

Q: 2013년 영화 '미스터 고'를 만들면서 VFX 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를 설립했는데, 이유는?
김: 인생 목표가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감독상을 받는 거였다. 욕망이자 콤플렉스였다. 첫 영화부터 비교적 잘 되고 '국가대표'로 청룡영화제, 대종상 등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트로피를 봤는데 슬펐다. 정확한 감정이 기억이 나는 건 아닌데 허무했다. '이걸 위해서 남이 도움을 요청할 때 어려운 척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눈물이 쏟아졌다. 인생의 좌표를 다르게 지정해야겠더라. 결국은 공동체 가치 실현이었다. 자아실현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지 않나. 후배들이 저를 믿고 따르고 성장하는 모습이 좋았다. 때마침 슈퍼바이저들이 모였다. 한국에도 CG 회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번 돈을 다 넣어서 회사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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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덱스터스튜디오의 목표는?
김: 스튜디오의 의미는 기획부터 배급까지를 뜻한다. 지금은 CG라는, 한 부분이 특화돼서 도드라지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미래가 없다. 하청을 받아서 일하는 건 덱스터스튜디오의 CEO나 리더로서 추구하는 건 아니다. '신과함께'와 같은 콘텐츠를 1년에 1.5배는 만들어야 한다. 그걸 통해서 수익이 창출되고 더 큰 수혜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것이 디즈니고 파라마운트고 워너브러더스고 폭스다. 그걸 지향하고 있다.

Q: 제작사로서 김용화 감독의 목표는?
김: 소신껏, 진솔하게 얘기해주려고 한다.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대중영화 감독이 갖춰야 할 미덕은 얘기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가 아시아에서 동시기에 개봉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 세계화라고 해서 굳이 서양까지 갈 필요는 없다. 같은 문화권에서 같은 시기에 개봉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Q: 아시아인 이유는?
김: 한국영화 감독은 불행할 확률이 더 높다. 시장이 작으니까 더 필사적이다. 세계 시장으로 간다면 그런 요소들이 줄어들 것이다. 시장 확대가 중요하다. 그러면 작품도 안정화가 될 거고 예산을 쓸 때도 좀 더 크게 쓸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 도전하는 건 어려울 수 있지만, 아시아는 같은 문화권이지 않나. 눈을 돌려야 된다고 본다.

Q: 차기작인 '더 문'은 SF 장르인데 최근 윤제균 감독이 발표한 '귀환'과 내용이 비슷하더라.
김: 윤제균 감독님과 얘기를 하고 있다. 통화도 했고 만나도 봤다. 좋은 쪽으로, 현명하게 해결을 하려고 한다. 저대로 준비를 잘하려고 고민 중이다. 작은 시장에서 경쟁 하는 게 웃기지 않나.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한 거 같다. 윤제균 감독님 작품을 응원하고 '더 문'의 방향성 또한 고민하고 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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