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2018.08.1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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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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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범 역할을 제안받고 심장이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어요. 그러면서도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곽시양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다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참여했죠."

배우 곽시양이 살벌한 변신을 꾀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 제작 AD406)에서 자신의 살인을 본 목격자 상훈(이성민)을 끝까지 쫓는 범인 태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작품은 주로 여주인공을 짝사랑하거나 달콤한 매력을 과시했던 곽시양의 새로운 변신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깃이 되어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충격적 추격 스릴러를 그린다. 곽시양은 아파트 한복판에서 사람을 죽을 정도로 과감하고 잔인한 살인자 역을 위해 13kg을 찌웠다. "삼시 세끼를 다 챙겨 먹었다. 너무 행복했다"던 그지만 "2주 정도 지나니까 치킨도 물리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술도 한몫했다. 단기간에 살을 찌울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보니까 살찌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장 답사를 갔을 때 아파트가 매우 크더라고요. 제가 처음부터 얼굴을 공개하는데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영화가 시시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감독님과 상의 끝에 살을 찌우기로 했는데, 잘한 선택이었죠."

[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연기 변신을 위해 택했지만, 살인범 역할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곽시양은 "초반에는 공감이 안 돼서 힘들었다"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감독님이 어떤 인물을 모티브로 가져가면 쉽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정남규가 태호와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부분이 아닌 일부분을 가져갔고, 가지치기하면서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정남규는 한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꼽힌다. 2004년 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2년에 걸쳐 서울 경기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2007년 사형을 선고받았고, 2009년 서울구치소에서 목숨을 끊었다.

"조사해보니까 정남규는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이더라고요. 족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자르고 경찰에 대항하기 위해 체력운동을 철저하게 했죠. 타깃을 정하고 나면 한 달에서 두 달을 타깃의 집 주변을 배회하면서 디데이를 정하기도 했고요. 소름 끼치고 무서웠죠."

[Y터뷰] "정남규 참고"...'목격자'서 살벌한 변신 곽시양

곽시양은 살인마 역을 연기하면서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집에 혼자 있을 때 무기력해지고 외로운 기분도 들었다"며 "혼자 많이 침울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때 도움을 준 건 이성민이었다. 그는 "촬영장에 가면 (이)성민 선배가 인형 뽑기를 하듯이 절 뽑아줬다. 제가 심취해있다고 생각하면 먼저 말을 걸어줬다. 캐릭터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감사해했다.

"성민 선배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와서 제 촬영을 지켜봐 주고 조언도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사실 동네 형 같아요. 푸근하고 친근하시거든요. '로봇, 소리' '굿바이 싱글'에 이어서 벌써 세 번째 작품으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까 각별히 챙겨주신다는 게 느껴져요. 정말 우리 형 같습니다.(웃음)"

곽시양은 극 속에서 많은 대사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 눈빛으로 강렬함을 표현한다. 그는 "대사로 캐릭터를 풀어낸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성을 띤 작품이다 보니까 말보다 눈빛이나 행동이 중요했다. 대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그 때문에 연쇄 살인범이 나오는 영화를 참고하지도 않았다.

"현실적인 이야기잖아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이 연기하면 안 되겠다 싶었죠. 힘을 빼고 일정한 리듬으로 편안하게 연기를 하는 게 가장 무서울 수 있잖아요. 사실 제가 눈에 힘이라도 주면 감독님께서 무전으로 '힘 빼~'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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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는 '인랑'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에 이어 여름 빅4 대작으로 불리고 있다. 곽시양은 "많은 분이 제가 찍은 영화에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빅4 영화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영화들 사이에서 송곳 같은 작품이 '목격자'가 아닐까 한다"고 자신했다.

군대에서 드라마 '최고의 사랑' '시크릿 가든'을 보며 연기자에 대한 꿈을 꿨던 곽시양. 그는 "연기를 시작하고 3년 안에 대스타가 될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 "지금은 차근차근, 단계별로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저 자신에 뿌듯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목격자'를 통해 곽시양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행복할 거 같습니다.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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