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2018.08.05.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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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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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님께서 칭찬으로 제가 '안정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좋지만은 않았죠. 저도 좀 재밌는 연기를 하고 싶고 틀을 벗어나고 싶거든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완벽하게 '깼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근간에 금이 가는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해요."

이같이 배우 한효주는 변화를 꿈꾸고 있었다. 정형화된 얼굴이나 표정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의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때 만난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한효주는 '인랑'에서 임중경(강동원)의 눈앞에서 자폭한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 이윤희를 연기했다. 이윤희는 짐승이 되기를 강요하는 조직의 임무와 인간의 길 사이에서 고뇌와 갈등을 반복하는, 임중경의 내면을 깨우는 역할을 담당한다.

[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6년 전 기획 단계부터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그때 원작 애니메이션을 챙겨서 봤을 만큼 관심도 컸고요. 재밌겠다 싶었죠. 원작이 주는 모호한 정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걸 김지운 감독님이 어떤 색깔로 만들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고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 특별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멋지고 훌륭한 배우들이 캐스팅됐으니 너무 좋았죠.(웃음)"

그는 "'인랑'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했다. 김지운 감독에 대한 믿음도 컸다. 본인에게서 "다른 얼굴을 꺼내주지 않을까"하는 신뢰가 컸다. 그는 "틀을 만들지 않았다"면서도 "촬영 때마다 무섭기도 했다. 안전하게 안 했다가 욕먹으면 어떡하지 싶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연기를 하는 방식에 있어 겁이 많은 건지, 많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선을 잘 못 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감정을 크게 표현할 때 잡아 내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냥 저를 내려놓으려고 했죠. 생각을 많이 안 하고 순간순간의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강동원과는 지난 2월 개봉한 '골든 슬럼버'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영화 개봉 직전에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강동원 이야기에 한효주는 "영화를 오래 찍었는데 괜히 다른 이슈를 만들어서 죄송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두 번 연달아서 작품을 하니까 많이 친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열애설에 대해 "둘 다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넘겼다. 촬영하면서 의지도 많이 했고 서로 맛집을 좋아해서 공유하는 사이"라고 이야기했다.

"둘 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캐릭터에 대한 얘기는 많이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까 살이 붙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 과정서 상대 배우의 생각도 알 수 있었고요."

[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감추고, 숨기고, 흔들리는 이윤희를 연기하면서 한효주도 꽤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듯이 보였다.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까, 어떤 신념을 가져야 하나 등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 그다.

"배우 한효주와 사람 한효주 사이에는 괴리가 있더라고요. 그 간극을 어떻게 좁혀갈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아닐 때는 나에게 어떤 옷을 입혀줘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온전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제 모습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거든요. 배우로서는 목표가 있는데, 사람으로서는 그것이 부족하지 않나 해요. 나로 잘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스스로 묻고 있습니다."

좀 늦은 고민이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니 "제가 빠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느리고 서투른 사람"이라고 웃은 한효주는 "많이 아프다. 성장통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물론 그 고민을 통해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고 씩씩하게 덧붙였다.

[Y터뷰] 한효주 "늦은 성장통, 더 멋진 내가 되길 바란다"

한효주는 15년 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연예계에 데뷔했다. 15년의 세월에 대해 "후회 없이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정의했다. 그는 "배우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며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는 하고 싶어요. 연기가 재밌고, 즐기면서 하고 있거든요. 유명세도 제가 감당해야죠. 모든 것이 제가 선택한 삶이잖아요. 지금은 고민의 시기이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이 시기가 지나면 성숙한 무엇이 되어있지 않을까 해요.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뭔가 더 멋있는 옷을 잘 입을 수 있겠죠?"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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