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김태욱 "가수활동·결혼식 실패, 웨딩사업엔 큰 경험됐죠"

[Y터뷰①]김태욱 "가수활동·결혼식 실패, 웨딩사업엔 큰 경험됐죠"

2018.07.20. 오전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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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김태욱 "가수활동·결혼식 실패, 웨딩사업엔 큰 경험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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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100%를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리더가 새로운 1%에 불을 붙이면, 98%는 함께 하는 조직이 만들고, 리더가 마지막 1%를 완성하는 역할을 잘 해내야죠. 그게 좋은 리더라 생각합니다"(아이패밀리SC 김태욱 대표)

지난 2000년, 척박한 웨딩 시장에서 안정적이고, 편리하고, 경제적인 웨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시작한 아이패밀리SC는 19년 동안 웨딩 시장에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며 국내 대표 웨딩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흐름을 주도하며 회사를 성장시킨 주역의 중심에 바로 김태욱 대표가 있다. 가수 출신 사업가로 사업 초기엔 선입견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겪었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트랜드를 읽는 능력과 근성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태욱 대표는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임직원들과 가족에게 공을 돌렸다. 200여 명의 임직원은 물론 천여 군데의 협력업체와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하며, 고객들의 만족스러운 평가를 이끌어내는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

YTN Star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이패밀리SC사옥에서 김태욱 대표를 만났다.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은 김 대표는 올해로 창사 19주년을 맞이한 아이패밀리SC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고, 향후 비전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Y터뷰①]김태욱 "가수활동·결혼식 실패, 웨딩사업엔 큰 경험됐죠"

◆"가수·결혼식 실패 경험…사업에 큰 경험돼"

가수 출신 사업가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김태욱 대표를 떠올린다. 1991년 노래 '개꿈'으로 데뷔한 그는 2000년 배우 채시라와 웨딩마치를 울리며 스타 부부의 탄생으로 화제를 모았고, 같은해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다.

가수로 10년간 활동했고, 당대 최고의 국민 여배우와 결혼하며 주목받았지만 정작 그는 가수 활동과 결혼식은 실패로 끝났다며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리고 그 실패 경험은 웨딩 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경험이 됐다고도 말했다.

YTN Star: 2000년대 가수 출신 사업가로 변신하면서 화제를 모았어요. 회사 창립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김태욱: 1991년에 데뷔하고 10년 활동했지만, 실패했어요. 1998년쯤 목소리에 장애가 왔어요. 목소리를 내는 신경 부분에 마비가 와서 말을 못하는 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침투했고 제가 그걸 이기지 못했던 것 같았다. 실패라고 말하는 건 계속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에요. 10대 때부터 밴드 멤버로 활동하고, 가수를 했는데 목소리가 안 나오기 시작했으니 단순하게 가수를 못하게 된 게 아니라 사망 선고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의학적 도움을 받기 위해 많은 병원을 다녔지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그땐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지만, 돌아보면 실패 계기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목소리를 잃고 폐인이 됐을 때 집에서 TV만 봤는데, 벤처 사업을 성공시킨 사람들의 스토리가 멋있어보이더라고요. 확신을 가지고 고생하며 일궈가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저도 도전하게 됐죠.

YTN Star: 벤처 사업을 시작하며 웨딩 사업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김태욱: 2000년에 결혼했는데, 아직도 저희 외삼촌은 농담처럼 "네 예식장에 못들어갔다"고 말씀하세요. 당시에는 비공개 결혼식 개념이 없어서 결혼식장이 통제가 되지 않았고, 끝나고 나니 그야말로 폭탄맞은 것 같더라고요. 양가 800명의 하객을 초대했는데 4천 명이 몰려서 아버지가 제 시간에 입장하지 못하셨고, 단상이 무너지는 등 식장이 엉망이 됐죠.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아내가 당시 드라마 '왕과 비'를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제가 준비를 도맡아했는데, 웨딩컨설팅 사람들이 연락와서 만나보면 대부분 우리를 이용해 홍보하려는 게 많더라고요. 엄청난 실패의 결혼식을 해봤기 때문에, 고객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경제적이고 편리한 웨딩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어요. 스타들의 결혼식을 맡아 진행할 때도 제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있었고요.

YTN Star:사업가로 변신한 이후에도 음악 활동에 대한 끈을 완전히 놓진 않았어요. 2004년과 2015년에 앨범을 발매하셨죠?

김태욱:2004년에 '미스터김'이란 이름으로 '담백하라'라는 노래를 냈었죠. 2003년부터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옛날만큼 목소리에 파워가 있진 않지만, 목소리가 나올 때 빨리 녹음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사이 결혼하고 딸도 태어났는데 아빠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잖아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때 작업해둔 곡들이 있었는데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2015년에 발표한 '김태욱의 마음에는 그대가 살고 있나봐'는 저희 회사 직원과 함께 작업한 곡이에요.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인의 원래 꿈이 작곡가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같이 작업해보자 해서 곡이 세상에 나오게 됐어요. 곡을 낸 뒤 다시 가수를 하자는 제의도 있었지만, 이미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하진 않았죠. 하지만 사내에 여러 동호회가 있고 그중엔 락밴드도 있는데요, 저는 지금도 200명의 락밴드와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YTN Star: 19년 동안 회사가 업계의 흐름을 주도할만큼 큰 성장을 했지만, 포기하고 싶을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김태욱:초반에는 많은 실패를 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인터넷 예식장을 만들어서 하객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드려고 시도해봤는데 보기 좋게 깨지기도 했고요. 저도 '그냥 하던거나 하지'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기업은 과거를 보고 가는 곳이 아니라 계속 시장의 변화를 관찰하고 대응하면서 성공시켜야 한다고 보거든요. 최근에 나영석PD가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사람들은 본인이 하는 것마다 히트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엄청나게 실패를 많이 했다. 성공하는 방법은 그냥 계속 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어요. 저또한 일희일비하지 않고 계속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YTN Star: CEO로 성공하기 위해선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역할도 컸을 것 같아요.

김태욱: 아내 채시라 씨는 제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고(웃음) 자기가 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에요. 남편이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회사에 개입을 안해요. 늘 한발짝 뒤에 서서 인간 김태욱을 묵묵히 지켜봐줘요. 본업이었던 가수를 그만두고 벤처사업을 하겠다는 사람과 결혼했으니 얼마나 큰 모험이었겠어요.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믿어주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Y터뷰①]김태욱 "가수활동·결혼식 실패, 웨딩사업엔 큰 경험됐죠"

◆"웹 기반→앱 기반 서비스, 시장 변화 읽어야"

아이패밀리SC가 타 웨딩 기업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김태욱 대표는 혁신적인 IT기반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아이패밀리SC가 제공하는 어플은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아이패밀리SCV는 2000년부터 IT웨딩 서비스 시스템 '위드(WITH)'를 개발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경제적인 가격에 편리하게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지난 1~2년 사이 어플의 인기도 높아졌다.

YTN Star: 19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자랑할만한 사업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나요?

김태욱:아이패밀리SC는 IT를 기반으로 한 웨딩 사업 서비스 기업입니다. 결혼 준비 과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잖아요. 이걸 시스템화시키면 고객이 자신의 예산과 개성에 맞게 준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도 더운데 몇개월 동안 돌아다니면서 준비하려면 힘들지만, 컴퓨터 앞에서 주문하면 편리하잖아요. 그래서 '위드'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격도 투명하게 오픈을 시켰어요. 웹 기반의 서비스를 앱 기반 서비스로 옮겨왔고, '아이웨딩앱'이 지난해 '스마트앱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어요. '아이웨딩앱'과 더불어 '아이컬러앱'도 뷰티사업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2관왕에 올랐는데요. 아이컬러앱은 고객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해 다양한 뷰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YTN Star: 뷰티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이컬러앱을 개발한 것처럼, 웨딩 사업과 더불어 아이패밀리SC에서 뷰티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죠?

김태욱:아이패밀리SC는 다양한 웨딩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에요. 창업 초기부터 제휴업체들에게 약속한 게 한 가지 있어요. 유통의 힘이 세지더라도 자체 웨딩 브랜드를 내놓지 않겠다는 거였어요. 당장 매출은 오를 수 있지만, 협력업체와의 신뢰는 깨지게 만드는 일이거든요. 대신 K팝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한국 코스메틱 제품도 좋아할 거란 생각을 했고, 유명 뷰티유튜버와 콜라보한 '롬앤 화장품'을 선보이게 되었어요. 이제 소비자가 유명 TV 광고모델만 보고 화장품을 사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만든 아이칼라앱도 급격하게 회원이 늘어나고 있죠.

YTN Star: 정부가 저출산 극복 대책을 발표할 만큼 결혼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입니다. 아이패밀리SC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김태욱:많은 분들이 그런 질문을 하세요. 젊은이들은 결혼을 기피하고, 저출산도 심화되고 있어 아이패밀리SC 같은 회사는 쇠퇴하는 것 아니냐고요.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어요. 실제로 연간 혼인 건수가 줄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우리 회사를 이용하시는게 아니잖아요. IT 기반의 서비스를 선호하는 분들이 저희 회사를 선호하고, 점점 혁신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요. 저는 결혼시장이 죽는게 아니라, 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준비하기 위해 2년 전쯤부터 앱 기반의 웨딩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거죠.

◆"한류 열풍 타고 중국 이어 베트남 진출 계획"

지난 2009년 중국 상해 지사를 설립하면서 아이패밀리SC는 국내를 넘어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서비스로 진행 중이다. 이제 중국을 넘어 김태욱 대표가 큰 관심을 가지고 조사 중인 시장은 베트남이다.

이미 여러차례 베트남 방문을 통해 현지의 웨딩 문화를 파악했고, 제휴 업체들과 함께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중국 시장에 도전했던 경험을 살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YTN Star: 중국에 이어 베트남 시장 진출을 목표로 준비 중이시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김태욱: 현재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베트남 시장이에요. 베트남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가탕요. 지난 15년 동안 중국 시장을 공략했고, 우리가 지금까지 갈고 닦아온 경쟁력으로 들어가면 웨딩, 뷰티 시장에서 리드를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YTN Star:마지막으로 아이패밀리SC의 향후 20년은 어떻게 나아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YTN Star: 늘 어떻게 하면 우리가 만드는 상품 서비스를 더 편리하고 경제적이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왓어요. 서비스 메커니즘을 더 공고하게 해야할 것이고, '아이웨딩앱'을 글로벌 대표 웨딩앱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미래에는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토대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요. 현지에서 예시장, 스튜디오 등 인프라가 많이 생겨야 플랫폼도 함께 성장할 수 있거든요. 아이패밀리SC의 협력업체들이 다른 나라 시장을 개척해서 함께 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렇다면 그 나라 입장에서도 현지 사업의 한 분야를 발전시키는 일이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Y터뷰②]김태욱 "아내 채시라, 한발짝 뒤에서 지켜봐주는 스타일"로 이어집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제공 = 아이패밀리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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