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2018.06.23.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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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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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를 부르짖으며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배우 김환희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곡성'(2016) 이후 2년 만의 복귀작. 그사이 훌쩍 자란 건 키뿐이 아닌 듯하다. 114분의 러닝타임을 빼어난 연기력으로 채우며 주연으로서 첫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책임감도 한 뼘 자란 모습이었다.

지난 20일 개봉한 '여중생A'(감독 이경섭)는 컴퓨터 속 세상이 전부였던 여중생 미래가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세상에 한 발짝 다가가며 벌어지는 성장기를 그렸다. 사회적 문제를 주인공의 삶 속 설득력있게 녹여내 '인생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영화는 웹툰 속 다양한 에피소드 가운데 학교와 가정을 주 무대로 삼았다. 학교 폭력과 가정 폭력부터 따돌림까지. '여중생A' 속 현실은 어둡다. 하지만 그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위로받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다시 한 번 사회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극 중 김환희는 게임과 글쓰기에 위로를 얻는 여리고 예민한 중학생 미래를 연기했다. 촬영이 지난해였으니 16살의 김환희가 그 나이대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난 셈이다. 김환희는 "원작 웹툰이 워낙 유명해 미래를 알고 있었다. '이거 내 인생 웹툰인데 네가 여자주인공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는 친구도 있었다"며 깔깔 웃었다.

직접 만난 김환희는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채 소통의 문을 닫은 영화 속 미래와는 거리가 멀었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발랄하고 유쾌한 웃음이 이어졌다. 조목조목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용한 미래와 다른 면이 많습니다. 실제 저는 털털하고 활발한 편이에요."

[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그렇기에 '여중생A'는 김환희에게 더욱 쉽지 않은 도전이기도 했다. 자신과 정반대의 성격인데다, 원작의 감성을 해치진 않을까 두려움도 있었다. 그럴 때일수록 그는 기본에 집중했다. 원작과 대본을 읽으며 미래를 오롯이 이해하려고 애썼다. "미래를 들여다보며 유독 많이 아팠고 외로웠어요. 그때 느낀 감정을 녹이려 했습니다."

연기자 입장에서 웹툰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느낀 애로사항도 있었다. 원작에선 섬세한 감정이 지문이나 독백이라는 장치로 드러나지만 영화에선 오로지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해야 했었기 때문이다. 김환희는 "그런 부분이 힘들었지만 표정과 감정 중심으로 연기하면서 오히려 많이 배웠다. 새로운 도전"이라며 어른스러운 대답을 이어나갔다.

웬만한 성인 연기자 버거울 시간 동안 홀로 영화를 이끌며 느낀 부담은 없었을까.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미래의 시점을 따라간다. 그가 중간에 흔들린다면 극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모든 촬영 일차에 다 나왔을 정도로 분량이 많았어요. 극을 이끌기에 부족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고요. 결국 연습밖에 답이 없어요. 하하. 어디서든 리딩을 했습니다. 재희 역을 맡은 수호 오빠, 가족들, 심지어 학교 친구들을 모아 놓고서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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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곡성'과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생각에 설렘이 더 크다는 김환희. 하지만 출연을 결정하기 전 '곡성'으로 각인된 이미지가 작품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를 대중에 알린 고마운 작품이지만 필모그래피를 늘릴 때마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숙제 아닌 숙제였다고.

"뇌리에 강하게 남는 캐릭터로 저를 기억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그 때문에 다른 인물을 맡은 제게 감정 이입이 안 될 수도 있거든요. '공항가는 길'이나 '복수노트' 같이 완전히 성격이 다른 인물을 연기한 이유기도해요. '귀신 들린 소녀' 이미지를 조금씩 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과 내공은 여느 성인 배우 못지않다. "욕심일 수 있지만 2~3주만 쉬어도 현장이 그리워요. 벌써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천직인가 봐요. 하하." 연기 잘한다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단다.

"연기 칭찬이 좋아요. 작품을 할 때 '내가 이 캐릭터에 정말로 빠져 있나?'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잘한다'는 평가는 적어도 인물을 잘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걱정을 좀 덜어주더라고요."

[Y터뷰] 김환희 "연기는 천직...할리우드 진출 꿈꿔요"

올해 17살인 그는 2년 뒤면 성인이 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10대가 가기 전에 학교물을 많이 찍고 싶어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으니까요.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걱정도 많은 시기입니다. 유승호 선배님처럼 아역에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김환희의 목표는 "어떤 장르나 역할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다. 롤모델로 삼는 이는 공효진. 장르를 불문하고 소화해내는 자연스러움이 부럽단다. "안해 본 연기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비중이 크지 않아도 미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신스틸러도 좋고요."

나아가 "더 큰 세상과 만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올해 고등학교이 된 그가 특성화고(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험이 아닌 실용 영어를 배우기 위해 직접 택한 길이다.

"'김환희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어?' 할 정도로 다채로운 이미지로 기억되는게 배우로서 목표고요. 정말 크게 꿈을 가지자면 외국으로 나가서 더 많은 사람을 뵙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할리우드 진출의 꿈이랄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잖아요. 영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웃음)"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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