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준익 감독의 청춘론

[Y피플]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준익 감독의 청춘론

2018.06.04.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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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준익 감독의 청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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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는 단어를 사회적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청춘이라는 개념을 정해놓은 것 자체가 잘못됐다."

이준익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 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보고회에서 이 같이 본인의 청춘론에 대해 피력했다.

'변산'은 '왕의 남자' '소원' '사도' '동주' '박열' 등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수많은 작품을 선보였던 이준익 감독의 열세 번째 영화.

"'변산' 이전에 아프고 비극적인 얘기를 다룬 만큼 벗어나려는 욕망이 있었다"고 한 이 감독은 "유쾌하고 경쾌하게 찍으려고 했다. 최대한 발산하는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억눌린 것이 클수록 발산도 커진다. 학수는 어떤 청춘 못지않게 자신의 삶을 부둥켜안고 있다. 모든 오해가 이해로 전환되고, 성장보다 성숙이 중요하다고 깨닫는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변산'은 '동주' '박열'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세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꼬일 대일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무명의 래퍼 학수가 고향으로 강제 소환되고 잊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치게 된다.

이날 이 감독은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다"면서 "'동주' '박열'도 그랬다. 그들은 역사 속 인물이지만, 이들을 통해 젊어서 청춘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 있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기 위해 청춘이 존재한다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와서 청춘이 가지고 있는 애환에 대해 사회적으로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과연 고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그 자체를 인정하고 즐기는 것만큼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피플] "살아있는 순간이 다 청춘"...이준익 감독의 청춘론

극중 박정민은 현재를 살아가는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았다. 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발렛파킹을 하지만 랩 오디션에 꾸준히 지원하면서 무명 래퍼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학수가 처해 있는 상황은 지지리 궁상이다. 그런데 진심 어린 순간을 꾸준히 대면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끝이 있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제목이자 극의 배경이 되는 변산은 한자로 '邊山'이라고 쓴다. 가장자리에 있는 산을 뜻한다. 이 감독은 "백두대간 끝 변방에 있는 산이다. 말 그대로 변두리에 있는 산"이라며 변산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한 청춘의 선택과 행동을 통한 그의 진심과 천성을 보여줄 것이라는 포부도 함께 드러냈다.

"고단하더라도 즐기는 것이 청춘"이라고 정의 한 이 감독은 "지금도 청춘이지만 더 어렸던 '리얼' 청춘일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오래 하면서 괴로웠다. 그때 내가 하고 일은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극단적인 자기 최면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면서 "극중 학수는 고단하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에 도달하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이를 강요하듯이 설명하지 않는다. 강요도 폭력이니까. 다만 이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달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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