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2018.05.28.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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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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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액션 연기를 잘 못하거든요. 그럼에도 (해당 장면이) 잘 나온 건…"

사람이라면 앞서서 본인의 단점을 밝히기 쉽지 않다. 하물며 늘 대중 앞 평가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에게는 더더욱. 배우 윤시윤은 그런 면에서 남다르다.

포장할 법도 한데 솔직하게 부족함을 털어놓는다. 이유는 간단하단다. 드라마의 호성적이 비단 자신의 노력 때문만이 아님을 알기에 수많은 땀이 만든 결과물임을 설명하는데 더 힘을 쏟았다.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의 결과는 여러모로 놀라웠다. 사극은 중간 유입이 어렵다는 일반적인 편견도 깼다. 중반부 무렵 상승세를 탄 시청률은 어느덧 자체 최고 시청률 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넘었고, 개국 이후 최고 시청률에 도달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윤시윤은 극 중 은성대군 이휘 역을 맡았다. 형인 진양대군 이강(주상욱 분)과는 왕위를 두고 치열한 대결을, 성자현(진세연 분)과는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극을 이끌었다. 드라마 주역으로서 성과에 잔뜩 고무될 법도 했지만 막상 만난 그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종영 소감으로도 뿌듯함보다는 감사함이 더 크다며 주변에 공을 돌렸다.

"아직 연기자로 가야 할 길이 먼데 그거 하나는 선명해져요. '이거 진짜 팀플레이구나'라는 생각이요. 단순히 인사 잘하는 태도를 넘어, 현장에서 연기자만큼 조명, 촬영, 편집, 음악이 똑같이 드라마의 결과물을 좌우한다는 걸 말이죠. 겸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유독 자신의 얘기보다 상대방을 칭찬할 때 표정이 밝았다. 인터뷰 내내 함께 극을 이끌어나간 주상욱, 진세연으로부터 배운 점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놓는데 여념이 없었다.

"사실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변에서 저에게 '대군' 스핀오프 판으로 상욱 형이 연기한 이강 역을 해보면 어떠냐는 말도 들었는데, 솔직하게 형만큼은 표현할 자신이 없어요. 세연이는 밝고 명랑한 장면을 찍을 때 주변을 압도하는 게 있죠. 에너지가 정말 좋아 촬영 때 분위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특히 진세연과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커플 호흡을 설명하던 그는 정작 "스킨쉽 바보 두 명이 모여 찍을 때마다 부끄러웠다"고 손사래 쳤다.

"스킨십 연기를 잘 못 해요. 민망하잖아요. 평소에도 스킨십을 자주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카메라는 돌고 있고 스태프가 40~50명이 있는 상태에서 큐를 외치면 미치겠어요.(웃음) 세연이도 웃긴 게 자기도 쑥스러움을 많이 타면서 저보고 자꾸 못한다고 해요. 수준 비슷한 바보 둘이서 민망해하며 서로 놀렸죠."

실제 그를 보면 드라마 속 사랑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일과 결혼한 워커홀릭의 느낌이 강하다. 이에 대해 윤시윤은 "데뷔하자마자 사랑받다 보니 좋은 배우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었다"며 마음속 고민을 꺼내놨다.

"한동안 윤시윤으로서 사는 것을 막았어요. 윤동구(개명 전 이름)라는 사람은 매력이 있지도 관심을 끌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게으르고 나태하고 연약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됐습니다. 쉬는 날이면 연기연습을 했어요. 누군가 좋아지더라도 '지금 연애를 할 때인가' 생각하며 찝찝했죠."

[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데뷔 후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스스로에게 가장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는 드라마 시청률이 안 나오거나 결과가 부진하면 '내가 집중을 못해서 그런가보다'라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는 배우다. 다만 노력에 있어서 만큼은 당당해지려 한다고.

"스스로 칭찬도 잘 안 해요. 준비가 안 되면 불안하죠. 제 자신을 그렇게 믿지는 못하니까요. 다만 배우로서 노력한 만큼, 준비한 만큼만 당당해지자고 다짐했죠. 적어도 흘린 땀에 있어서 만큼이라도요."

어떻게 보면 답답할 정도로 올바르게 살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고집은 결국 부족함까지 뛰어넘는 그만의 무기로 자리 잡았다.

"장점이라면 이 일을 성스럽게 여기는 태도가 아닐까요. 정말 귀하게 생각해요. '적어도 쟤는 정말 열심히 하더라'라는 모습에 기회를 얻고 여기까지 온 거죠. 저는 열정이 없어진다면 업계에서 경쟁력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Y터뷰] 윤시윤 "내게 열정 없다면? 업계서 경쟁력도 없겠죠"

그 이유있는 뚝심을 10년이고, 20년이고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선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삼국지에서도 다들 관우, 조자룡을 좋아할 때 유비가 그렇게 멋있어 보인다"며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주변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두 눈이 빛났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드라마,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물론 그게 꼭 착한 인물은 아닐 수 있어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연기, 연출자가 원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니까요. 어느 순간에 저에게 악역을 원하신다면 해야죠. 그땐 아주 나쁘게 해야지.(웃음)"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모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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