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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윤종빈과 나란히...24살 학생 감독의 저력
 이창동·윤종빈과 나란히...24살 학생 감독의 저력
Posted : 2018-05-28 08:00
최근 폐막한 제71회 칸영화제를 빛낸 우리나라 감독들이 있다. 한국영화 유일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의 이창동 감독과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칸의 밤을 뜨겁게 달군 '공작'의 윤종빈 감독. 그리고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모범시민'의 김철휘 감독(동국대 전산원 영화학과, 24)이다.

비평가주간은 감독 주간과 더불어 칸영화제의 대표적인 사이드바 부문으로, 1~2번째 영화를 만든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총 10편이 선정됐다. 김 감독은 "영화과를 나온 만큼 제 이름이 새겨진 작품을 찍어 보고 싶었다"면서 "학교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은 배급사 인디스토리와 계약을 통해 칸영화제에 출품이 됐다.

양복이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해 보이는 앳된 인생의 김철휘 감독과 정재하 촬영감독(25)을 프랑스 칸 현지에서 만났다.

"나홍진 감독님의 단편인 '완벽한 도미 요리'를 많이 참고했어요.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난다는 소리도 들었고, 영화 못 만드는 나홍진이 만든 것 같다는 소리도 들었고요.(웃음) 그런 면에서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합니다."

 이창동·윤종빈과 나란히...24살 학생 감독의 저력

김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 나란히 붙여진 이창동, 윤종빈 그리고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기분이 좋지만 쳐다보기 민망하다"고 멋쩍어했다. 그렇지만 이내 "학생 영화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두 사람은 "경력이 아예 없다 보니까 대화를 많이 나눴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모범시민'은 어느 경마장의 화장실을 무대로 한 11분 52초짜리 단편영화다. 전단과 오물 등 지저분한 한 경마장 화장실로 말끔한 양복 차림의 젊은 남성(윤세현)이 들어와 청소를 시작한다. 영문을 알 수가 없는 이 남자의 행동. 똥물을 얼굴에 묻히고, 맨손으로 막힌 변기를 뚫는다. 돈을 잃고 화장실을 서성이는 한 남자에게 돈을 건네기도 한다. 이 남자의 행동은 마지막에 가서야 이해가 된다. '모범시민'이라는 제목은 역설적이다. 여운은 짙고, 메시지는 강하다. 착하다거나 모범적이라고 불리는 행동이 알고 보면 자신의 이익이나 만족을 위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을 그저 열심히 일하는 청년이라고 생각했어요. 성심성의껏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왜 저럴까?'라고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알고 보니 그런 행동이 아니었던 거죠. 남을 위한 행동인지 알았는데 자기만족을 위한 거였어요. 그렇지만 주인공을 '나쁘다'고 정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총제작비는 500만 원이었다. 김 감독은 "아르바이트하고 용돈을 모아서 제작비 반을 마련했고, 학교 지원 시스템으로 반을 마련했다"고 떠올렸다. 촬영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서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의 약 60군데 공중 화장실을 돌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 도심의 한 아파트 상가 화장실에서 촬영할 수 있었지만, 그곳을 지저분하게 만들면서 쫓겨나기도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던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과 만족감 역시 높았다.

 이창동·윤종빈과 나란히...24살 학생 감독의 저력

현지 반응 역시 좋았다. 정 감독은 "'미장센이 눈에 띄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고 한 뒤 "다른 영화들을 보니까 우리 영화가 규모 면에서 제일 작은 축에 속했다. 부러웠지만, 다 재밌게 봤다. 주제가 굉장히 다양하더라"고 느낀 바를 이야기했다.

"외국 관객들은 '모범시민'을 코미디로 보더라고요. 영화를 보면서 '킥킥'대는 반응이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칸영화제 현지에서 우리 영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첫 시작이 좋았다. 물론 김 감독은 "아직 감독이라고 불리는 게 어색하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렇지만 그는 "앞으로 제 태도가 분명히 드러나는 영화를 계속하고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YTN Star,인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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