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2018.05.20. 오전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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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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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신데렐라. 배우 전종서의 첫 수식어는 꽤나 화려하다. 발칙함과 발랄함을 넘나들고 삶의 의미를 찾는 '그레이트 헝거'의 면모는 강렬했다. 데뷔작에서 '인생작'을 만났다는 후한 평가도 오버가 아니다.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으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전종서는 "사람, 사랑, 외로움, 꿈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에 굶주려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극중 해미와 닮아 있었다. 이창동 감독이 왜 연기 경력이 없는 전종서를 주인공으로 낙점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오디션 때는 이창동 감독님을 보지 못했다. 연기를 보여드리고 나서 얼마 뒤에 감독님을 뵈러 갔다. 대화를 많이 나눴다. 제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고, 어떻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말이다. 무엇보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갖고 궁금해 했다."

[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전종서는 그 자리에서 최대한 본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어떤 형식도 갖추지 않은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진행됐다. 분명 어려운 자리일 수 있지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이 감독 때문이란다. 그는 "감독이 신인 배우를 상대한다는 느낌보다 아버지 같은 어른이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주는 분위기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버닝'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는 전종서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며 "'얘 뭐지?' 싶었다. 해미가 그대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감독과 제작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전종서에게 연기 경력이 짧고, 길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캐스팅이 확정된 후 그의 고민은 커졌다. "합격 후 일주일 뒤에 바로 촬영에 투입된다고 들었다"고 한 그는 "물론 기뻤지만 걱정도 됐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극중 전종서는 담배를 피우고, 상반신을 노출한다. 출연을 결정하기 다소 어려운 요소들일 수 있지만 그는 "부담감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일 수 있지만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며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노출이나 담배를 피우는 건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우리가 다 그렇게 살고 있는 거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개봉한 영화 한 편을 보여줬을 뿐이다. 전종서가 누군지 궁금했다. 그는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변화무쌍하다. 변화하는 게 좋다. 매일매일 느끼고 배우고 깨닫는 게 다르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학습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다. 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개방적인 부분도 있지만 보수적이기도 하다. 균형을 맞춰가려고 하고 있다"고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Y터뷰 in 칸] 전종서, 이유 있는 이창동 감독의 선택

전종서는 데뷔작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앞서 '버닝'은 제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그는 유아인, 스티븐 연, 이창동 감독의 손을 꼭 잡은 채 레드카펫을 걸었다. "긴장을 안 할 수 없었다"고 환하게 웃은 뒤 "분위기가 따뜻하고 환영해주는 기분이라 행복했다"면서도 "드레스를 입고 걷는다는 게 불편하다. 되게 경직되고 떨린다. 그렇게 살아오질 않았다. 이젠 그런 것에도 적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직업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사회생활이다. 그렇다고 잘 모르기 때문에, 서툴다고 말할 수만은 없다. 앞으로 한 인간으로 다른 인간을 보여드림과 동시에 제가 살면서 느끼는 것들, 내 시각으로 통찰하고 있는 것들을 연기를 통해 말하고 공감할 수 있게 전달하고 싶다. 그 안에 진심을 담고 싶다.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첫 시작이 '버닝'이 된 것은 전종서에게도 행운이었다. "앞으로 제 인생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모르겠다"던 그는 "좋은 분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면서 보고 배운 것들이 많았다. 이 영화를 통해 받은 영향이 앞으로 제가 어떤 인생을 살든지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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