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2018.04.17. 오후 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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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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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왜 침몰했나. 영화의 출발점이자 '그날 바다'가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진상 규명이 가능하게 될 때 타임캡슐처럼 사용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공식 상영 보고회에서 제작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그를 비롯해 김지영 감독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2일 개봉한 '그날 바다'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새 가설을 제시하고 과학적 입증을 시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를 추적해 정부의 발표 진위 여부를 정교하게 파고든다. 9억 원의 제작비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충당했다.

[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제작자로 나선 김어준 역시 이 점을 고려해 원칙에 입각한 검증을 염두에 뒀다. 그는 "'그날, 바다'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했다. 이에 기획 방향, 의도와 관련 처음부터 세운 원칙이 있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첫 번째로 데이터로 과학적으로 논증 가능한 부분만 다룬다. 두 번째로는 그 데이터를 생존자의 체험과 검증한다. 세 번째는 하나의 가설을 제시하고 끝을 낸다. 마지막으로 그 가설이 '우리가 침몰 원인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끝까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가설을 제시할 뿐 결론으로 단정짓지 않는다. 김어준은 "민간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담았다. 다만 답을 내리는 건 민간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는 국가기관이 할 일"이라고 짚었다.

김지영 감독은 "영화는 과적, 조타 미수 등 세월호 관련해 정부가 제시한 침몰 원인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끊임없이 검증한다. 새로운 시작에 조그마한 보탬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이런 노력에 먼저 응답한 건 관객이다. 다큐 영화로는 놀라운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는 바. 16일 기준 20만 관객을 돌파함하며 역대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영화 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침몰 원인을 다룬 유일한 영화"라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80%의 국민들은 여전히 정부가 초기에 발표한 이유를 침몰 원인로 알고 있다. 본인들이 4년 간 기정사실화 한 정부 발표가 근본적 질문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흥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관객분들이 영화가 눈물, 즉 감정 호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성적이라 좋았다고 말해주셨다"면서 "퍼즐 조각 맞추듯 궁금증을 풀어줬다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영화에 호평과 함께 일각에서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다른 의견에 대해 언제든 환영한다"면서도 소모적이고 악의적인 반론에 대해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배는 원래 출렁거린다', 'GPS는 원래 오차가 많다'는 식의 개인적인 반론들이 많다. 정말 중요한 건 진상규명이다.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있다고 해도 마음을 열고 찾아가야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시간 소모적인 반론, 악의적인 반론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기초지식을 쌓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Y현장] "왜 침몰했나"...'그날 바다'가 던지는 물음표의 무게 (종합)

끝으로 김어준은 제작자로서 진실을 추적하며 겪은 어려움과 함께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내가 가진) 이미지도 있고, 음모론이라는 지적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국가 기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날, 바다'는 제작 전 유독 방해가 심했다.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한 적도 있다. 이걸 빨리 만들지 않으면 기록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그때 이 영화가 타임캡슐처럼 다시 사용됐으면 한다"면서 '그날 바다'의 역할을 다시 한번 짚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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