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범인은 바로 너', PD가 준 단서로 추리한 新예능의 정체

[Y메이커①] '범인은 바로 너', PD가 준 단서로 추리한 新예능의 정체

2018.04.17.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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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범인은 바로 너', PD가 준 단서로 추리한 新예능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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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글로벌 예능] 메이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범인은 바로 너'를 연출한 조효진 PD입니다.


'범인은 바로 너!', 그 정체가 궁금하다.

전 세계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OTT) 기업 넷플릭스는 지난해 '옥자' 이후 드라마와 예능을 아우르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인은 바로 너!'(연출 조효진, 장혁재, 김주형)는 그 최초의 오리지널 예능.

'X맨',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히트 예능을 제작해 온 스타 제작진이 국민MC 유재석, 그리고 넷플릭스와 손잡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5월4일 공개와 동시에 190개국 넷플릭스 유저와 만나게 될 이 프로그램은, 기존 국내 예능과는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는 유재석,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세훈, 세정으로 구성된 7명의 허당 탐정단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 예능이라는 정도. 메인 연출자 조효진 PD를 만나 그 정체를 추리할 수 있는 추가 단서들을 얻었다.

[Y메이커①] '범인은 바로 너', PD가 준 단서로 추리한 新예능의 정체


[단서 #1. '덤앤더머 디텍티브'가 가제였다.]

추리라는 장르에서부터 관찰이 유행하는 국내 예능 판도와 차별화된다. 물론 단서를 쫓아 미션을 수행하는 포맷이 없었던 것은 아니며, '런닝맨'에서도 애용된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 추리 예능에서 애용하던 '뇌섹' 이미지와 정반대의 '허당' 이미지를 결합시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작가들과 이야기 했던 초기 콘셉트가 '덤앤더머 셜록 홈즈'였어요. 처음 만들어진 가제는 '덤앤더머 디텍티브'고요. 어리숙한 사람들이 탐정이 돼 사건을 해결한다는 콘셉트를 넷플릭스 측에서 굉장히 재미있어 했어요. 무엇보다 이것을 리얼리티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워했어요. 허당들이라 역시 엉성하기도 하고, 때론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기도 해요. 뒷걸음 치다 쥐 잡는 격으로 황당하게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죠. 그 과정들이 생각보다 잘 풀려 나갔습니다."

추리 예능에서는 출연자간의 경쟁 구도가 일반적이지만, '범인은 바로 너'는 이 허당 탐정들이 협동해서 사건을 단계별로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 만큼 팀워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단 유재석 없으면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쉽지 않은 포맷이고, 리얼리티로 접근해야 하기에 베테랑이 필요했죠. 유재석 씨 본인도 추리 좋아하고, 'X맨'때부터 '런닝맨'까지 15년 가까이 같이해서 서로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요."

여기에 예능적인 재미를 위해, 그리고 '덤앤더머'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투입된 인물이 김종민과 이광수였다. 배우인 안재욱과 박민영이 진지한 추리로 균형을 맞춰주고, '젊은 피' 세훈과 세정의 열정이 부스터가 된다.

"유재석 씨가 '이야~ 우 이광수 좌 김종민이라니, 너무 든든하다'고.(웃음) 그렇다고 이들이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탐정이 되려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라는 두 날개가 돼요. 안재욱 씨는 뒷짐지고 있는 것 같다가 사건이 터지면 제일 앞에 가 있는 반전 매력이 있어요. 맏형으로서 팀 분위기 형성도 크게 기여했죠. 박민영 씨는 도회적인 이미지와 달리 무척 털털하고 무엇보다 아주 열심히 해 줬어요. 촉도 좋고 추리력도 있어서 멤버들이 가장 의지했죠. 세훈 군은 패기도 있고 후반부로 갈수록 승부욕이 커져서 활약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세정 양은 뭐든 너무 열심히 하니까 오히려 조금 내려놓으라고 조언했는데, 이번에 진심으로 즐겨서 좋았던 거 같아요."

개인 경쟁이 아닌 팀 미션이어서 호흡이 더욱 중요했다. 각양각색 7인의 탐정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케미를 형성해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조PD는 그 비결에 대해 "멤버들의 친화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1, 2회 찍고 3주 정도 쉬면서 같이 얘기하고 방향도 살필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죠"라고 '사전제작'의 효과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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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2. 최초의 100% 사전제작 예능이다.]

사전 제작은 팀워크는 물론, 요소 요소에 조금씩 영향을 미쳤다. 이는 나비효과처럼 결과적으로 전제 완성도에서 큰 차이를 가져왔다.

"15년간 예능을 하면서 과연 정말 마음에 든 상태로 방송에 낸 게 얼마나 될까요? 기존 지상파 시스템에서는 편집이 좀 마음에 안 들어도, 혹은 촬영이 좀 부족해도 시간이 되면 방송에 낼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도 물론 부족함은 있겠지만, 그런 아쉬움이 확실히 줄었죠. 여태껏 했던 작업 중 완성도 면에서 가장 높아요. 촬영도 그렇고 후반작업 시간이 충분했으니까요. 특히 추리 장르라서 흐름이 끊기지 않게 편집하는 게 중요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공을 들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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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3. ‘런닝맨’ 드림팀이 다시 뭉쳤다.]

'런닝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팀이 당시 뭉쳤다는 것이 힌트 아닌 힌트. '런닝맨'은 초기 랜드마크 추격전에서 추리 요소를 더하며 자체 진화했다. 이는 '런닝맨'이 장수 예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주도했던 제작진과 출연진이 뭉쳐 믿고 보는 예능이 되는 한편, '런닝맨'과 차별점이 궁금해 진다.

"'런닝맨' 때 해 봤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때 못 해봤거나 더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이번에 시도했다고도 볼 수 있죠. '런닝맨' 초창기 때부터 같이 했던 작가들이 또 함께 했는데, 조금 더 정교하고 현실감 있게 해보자는 의지가 있었죠. 본격적인 추리 장르니까 허술하지 않도록 디테일에 더욱 신경 썼어요."

그러나 '런닝맨'에서 미션 중 간간이 등장했던 추리와 '범인은 바로 너'의 추리는 제작진이 깔아 놓은 판부터가 다르다.

"게스트들이 총 54명이 나오는데, 연기를 해서 판을 만들어 주는 거죠. 롤플레잉 게임이나 비주얼 노블을 보면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들이 있는데, 게스트들이 그 연기를 해주는 겁니다. 이들을 통해 멤버들이 가상 현실로 들어가는 셈이에요. "이제부터 당신은 초능력자입니다"라는 식의, 제작진이 임의로 설정한 상황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런닝맨'과는 다르죠."

유재석에 주어진 역할도 다르다. '런닝맨'에서는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MC 유재석'을 만났지만, '범인은 바로 너'에서는 위와 같은 장치를 통해 '탐정 유재석'을 만나게 된다.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여 주셨으면 하는 게 '출연진=탐정단'이라는 거예요. 상황 자체는 가상이라도, 갑자기 누가 죽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사건이 터질 때, 그때 연기자들의 반응은 진짜인 거죠. MC 유재석이 아닌 탐정 유재석으로서, 그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이걸 끌고 나가느냐가 차이점인 거죠. 유재석 씨도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제작진과 얘기도 많이 했어요. 역시나 빨리 감을 잡고 이를 낯설어 하는 멤버들을 잘 이끌어줬어요. '유재석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거기 있죠."

[Y메이커①] '범인은 바로 너', PD가 준 단서로 추리한 新예능의 정체

[단서 #4. 추리 과정을 '리얼리티'로 풀어냈다.]

다시 말해, 가상과 리얼리티의 조화야말로 '범인은 바로 너'의 큰 관전 포인트. 이는 기존 추리 예능과도 다른 부분으로, 대표적인 추리 예능 JTBC '크라임씬'과도 비교해 봤다.

"'크라임씬'은 주어진 인물에 이입해서 자기들 중 범인을 가려내는, 어찌 보면 역할극이 큰 부분을 차지하죠. 우리는 일단 모두가 탐정이고, 상황에 부딪혀 즉석에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달라요. 게다가 리얼리티이기 때문에 변수들이 많죠. 어떤 단서를 구해서 어떤 식으로 추리하느냐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기 때문에 2안, 3안을 항상 준비해 뒀죠."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멤버들이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는 일이었다. 54명이나 되는 게스트는 바로 이를 위해 동원됐다.

"게스트들이 큰 역할을 해 줬죠. 특히 섬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이 기억이 나는데, 박해진 씨와 이원종 씨가 정말 진지하게 연기를 해 줘서 멤버들이 순식간에 상황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죠. 진짜 진지한 추리 열전이 펼쳐져 재밌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잊고 상황에 빠져들어, 후반부로 갈수록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간절함까지 느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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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 #5. 1회부터 10회까지 스토리에 연속성이 있다.]

OTT 플랫폼은 유저가 언제 어디서든 보고 싶을 때 시청할 수 있는 특성상 옴니버스 구성보다는 연속된 스토리가 유리하다. '범인은 바로 너' 또한 연속성을 띄고 있는데, 이는 기존 예능과 다른 시도여서 눈길을 끈다.

“각 회의 큰 사건을 해결하다보면 10회 전체의 큰 틀의 스토리로 다가가게 되는 구성이에요. 사실 플랫폼 성격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구성한 건 아니에요. 이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웠어요. 마침 넷플릭스는 10부작 시즌제에 사전 제작 시스템이라 실현 가능할 거 같았죠. 예능적 재미에 드라마적 스토리가 조화된다면 훌륭한 컬래버레이션이 될 거라 봅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컴퍼니 상상,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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