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2018.04.15. 오후 1: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AD
"주변에서 이성욱 바쁠까봐 전화 못하겠다고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전 '많이 바쁘지 않다'고 얘기하죠.(웃음) 버스를 타거나 마트에서도 절 알아보고 '왜 이렇게 김남주를 괴롭히냐'고 하더라고요. 하하. 부모님도 행복해하시네요. 참 감사하죠."

사람 좋게 웃는 배우 이성욱에게 JTBC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 속 신경질적인 웅팀장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서글서글한 인상에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를 지닌 이성욱. 연극으로 시작해 주로 영화에서 얼굴을 보이던 그는 최근 들어 드라마 출연이 잦아졌다. 2016년 KBS2 '뷰티풀 마인드'를 시작으로 연달아 3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미스티'로 단단한 내공을 발휘, 단번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겼다.

"'뷰티풀 마인드'가 첫 드라마 출연작이에요. 첫사랑 느낌이죠.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흔히 말하는 인생드라마죠. 거기서 인연을 맺은 독수리오형제(민성욱 조재완 정문성 김도현 윤현민)와 돈독해졌고, 이를 눈여겨보던 모완일 PD님과 술자리도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졌죠. 이후 연락이 왔어요. 일을 안 하고 있었을 때였는데 '너 생각이 났다'고 했죠. 대본도 안 보고 '제가 하겠습니다'고 했습니다."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미스티'에서 이성욱은 고혜란(김남주)에게 뉴스나인 앵커자리를 뺏긴 후 7년간 절치부심 해온 보도국의 팀장 오대웅, 일명 웅팀장 역을 맡아 활약했다. 고혜란에게 적대적이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리얼한 연기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줬다. 그는 "대본을 보고 웅팀장이 마음에 들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 않나. 부족한 면이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웅팀장이 전체를 생각한다면 고혜란은 팀워크를 해치는 인물이에요. 혼자만 쥐고 안 놓잖아요. 그래서 불만이 생긴 거였죠. 사실 욕을 먹을 줄은 몰랐어요. 욱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약간 지질한 것에 중점을 뒀거든요. 불쌍한 인물이잖아요. 뭘 해도 안 풀리는... 물론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의 입장이 이해가 됐어요. 고혜란이 치열하게 살아왔잖아요. 처음에는 즐거웠는데, 계속 욕을 먹으니까 나중에는 저도 반응을 안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실제로도 '팀워크'를 중시하는 이성욱은 "연기를 할 때 생각이 다르더라도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호흡만 가져가려고 욕심을 부리고 싶을 때도 있는데, 최대한 버리려고 노력한다"며 현장서 고혜란 같은 동료나 후배가 있다면 "웅팀장과 똑같이 명확하게 얘기를 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미스티'의 촬영 현장은 남달랐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존경해왔다"던 이경영과 "TV 속 톱스타"였던 김남주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저를 비롯해서 (진)기주나 (구)자성이는 경력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 신인도 많았고요. 그래서 김남주, 이경영 선배님을 보면 얼 수밖에 없어요. 두 분은 우리들을 어떻게 풀어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더라고요. 그들을 슈퍼스타가 아니라 동료로, 배우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줬죠."

배우에 대한 꿈은 깊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장래희망을 적어내라는 선생님의 말에 그는 '개그맨'을 썼다. 사람들이 웃는 게 좋았다던 그다. 본인 때문에 엄마가, 친구들이 웃으면 그렇게 행복했단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경영, 안성기 등이 나오는 영화와 홍콩영화를 보면서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아빠를 따라서 영화를 많이 봤는데, 멋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연기자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죠. 부모님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고요. 수능이 끝나고 진지하게 부모님께 '이걸 하고 싶다'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이후로는 다른 얘기 없이 무조건 응원과 지지를 해주기 시작했죠. 그래서 이경영 선배님과 촬영할 때 더 영광이었고, 유독 떨렸습니다."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이후 열심히 노력했다. 2004년 공연을 시작으로 단편 영화를 찍었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2013년 영화 '마이웨이' 2014년 '타짜-신의 손' 단역 출연으로 상업 영화와 인연이 닿았다. 당시를 "수없이 찌르던 과정이었다"고 회상한 그는 "연극을 사랑한다. 하지만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을 오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시도를 했다"고 떠올렸다. 이성욱은 그 과정에 대해 "후회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저 연기를 하고 싶었지, 빨리 뜨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아, 국민배우가 되고 싶기는 합니다.(웃음) 느리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공연을 한건 꾸준히 배우 일을 하기 위해서였던 거였죠. 돈이 없을 때도 '난 지금 즐겁다'는 생각으로 살았네요."

'미스티' 외에도 현재 5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전 중인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에서도 그를 볼 수 있다. '범죄의 여왕' 당시 호흡을 맞춘 제작사 광화문시네마와 인연이 이어진 것. 그는 "광화문시네마는 젊고 똘똘한 친구들이 모여 재밌는 걸 만들어보자는 의지를 가진 제작사다. 완전 내 스타일"이라고 웃으며 "'소공녀' 시나리오가 좋았다. 역할도 사랑스럽고 작품도 쓸쓸하지만 귀여웠다. 여러 가지 느낌을 가졌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Y터뷰] "느리다 생각한 적 없죠"...'미스티' 이성욱의 속도

'미스티'도 '소공녀'도 앞서 맺었던 관계에서 발현된 결과물이었다. 이성욱은 "나에게 역할을 믿고 맡겨줬다면 온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고맙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좋은 역할이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죠. 작품 자체가 호평을 받아서 더 행복해요. 인간적으로, 또 배우로서 더 성숙해진 계기였습니다."

현재 공효진 조정석 등과 '뺑반' 촬영을 하고 있는 그는 쉬지 않고 작품 활동에 돌입한다. 이성욱은 "다음 작품도 얘기 중"이라며 "개인적으로 쉬는 걸 견디지 못한다. 욕심도 있다. 빨리 더 좋은 작품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글앤그림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