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송지효 "결혼?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Y터뷰] 송지효 "결혼?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2018.04.14.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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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송지효 "결혼?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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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다. 일이 이뤄지길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Hope), 더운 여름 찾는 한 줄기 오아시스(Wind), 그리고 '불륜'(Cheating)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배우 송지효는 '바람'이라는 단어와 인연이 남달라 보인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까지. 공교롭게도 송지효가 최근 택한 두 작품은 소재가 같다.

하지만 자연인 송지효와 어울리는 의미를 꼽자면 단연 두 번째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쏟아내는 말과 얼굴 가득 머금은 청량한 미소가 바람처럼 시원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홍보 차 만난 그는 봄바람처럼 나긋하게 말을 이어가다가도, 때로는 유쾌하게 휘몰아치며 인터뷰에 임했다.

[Y터뷰] 송지효 "결혼?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 "불륜은 소재일 뿐, 사람 간 감정 이야기"
영화 '신세계' 이후 무려 6년 만에 스크린 복귀다. 이날 송지효는 무엇보다도 작품 공백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보기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이전과는 모습으로 다가가려다 보니 기회가 적었다"고 토로했다.

"경력에 비해 작품을 많이 못 했어요. 안 한 게 아니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웃음) 공포영화를 하면 해당 장르 시나리오만 들어오더라고요. 이전에 안했던 장르와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작품 수가 많지 않았어요. 고르고 그럴 거 같은데 전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송지효에게 부담이 될 법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다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러자 "불륜은 소재에 불과하다. 주인공 간에 얽히고설킨 감정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현답을 내놨다.

“사실 전작 '이아바'도 바람이 주는 아니었어요. 초반 분위기를 형성하는 소재였죠. 그런데도 바람이 등장하는 이유라면…영화가 사람 사이 감정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소재가 필요하잖아요. 이때 바람은 현실과 동떨어지기보다 피부로 와닿는 이야기라 생각했어요. 또 늘 옆에 있는 부부라도 생각보다 서로를 모른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봤습니다."

연기할 때도 이를 중점에 뒀다. 바람 자체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힘들었는데 몰랐구나"를 표현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렇다고 '바람'을 희화화 혹은 정당화하는 의도는 결코 아님을 강조했다.

"바람은 절대 안되죠.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그만큼 죄로 규정됐던 일이었어요. 나쁘다는 의미죠. 실제로도 상대가 바람을 피운다면 가만 안 둘 거에요. 저 역시 연애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 없어요."

[Y터뷰] 송지효 "결혼? 등 떠밀려 하고 싶진 않아요"

◇ "결혼? 방학 숙제하듯 하고 싶진 않아"
영화 속 미영은 결혼 8년 차에 늦바람난 남편과 좌충우돌하는 30대 여성이다. 미혼인 그는 전작에 이어 또 한번 유부녀 역할을 맡은 것. 이에 "유부녀 이미지가 꺼려지진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유부녀처럼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화가 유부남·녀의 일탈을 다루는 만큼,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따랐다고. 송지효는 "당장은 생각이 없지만 안 하겠다는 건 아니"라며 말을 이어갔다.

"'나이가 들면 꼭 결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도 주변에서 얘기 많이 들어요. 하지만 남들의 얘기에 등 떠밀려 가고 싶진 않아요. 지금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거든요. 그 생활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맘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결혼을 방학 숙제를 하듯이 하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1년 뒤에 만났을 때 '기자님, 아직 안 갔어요? 저는 갔는데'라고 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어요. 하하"

그가 결혼보다 더 빠져 있는 건 따로 있다. 최근에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단다. 소소한 재미라며 성심성의껏 그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이 연신 즐거워 보였다.

"일하고 집에 들어가면 공허한 마음이 들었어요. 혼자 맥주 한 캔 하곤 했는데 (키운 이후) 그조차 끊을 지경에요. 얘를 재우고 입히느라 온 가족이 동원되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애를 키우면 이런 느낌일까',이런 생각도 하고 새삼 엄마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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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벅차도 예능, 배우 활동 병행하고파"
최근 10년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특히 작품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9년째 고정 출연하며 대중과 친숙해졌다. 털털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모습에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다. 고정적인 예능과 작품을 병행하는 일이 버겁진 않을까.

"왜 힘이 안 부치겠어요. 특히 초반에는 방법을 몰라 모든 것에 힘을 줬고 버거웠죠. '이 또한 지나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티다 보니 지금은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만큼 힘든 게 없을뿐더러 해결하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송지효 역시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얻은 게 많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뜰히 챙기는 싹싹한 지금의 모습과 달리 폐쇄적일 정도로 낯을 가렸던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런닝맨'을 만나 자존감과 인간관계에 대한 해결법도 찾았다는 그다.

"특히 인간관계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전에는 문제점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어요. '런닝맨'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기존의 제 방법이 좋지만은 않았음을 깨달았죠. 그러다 보니 주변을 챙기는 일이 습관처럼 자리 잡았더라고요."

그렇기에 송지효는 벅차더라도 두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예능은 물론 작품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예능도 꾸준히 하고 싶고요. 또 배우니까 드라마, 영화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려움이나 걱정은 안 하는 편이라서요."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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