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장동건 "20대의 나에게? 고민하지 말고 즐겨라!"

[Y터뷰] 장동건 "20대의 나에게? 고민하지 말고 즐겨라!"

2018.04.10.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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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장동건 "20대의 나에게? 고민하지 말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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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장동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요? 그냥 더 즐겨라! 고민하지 말고! 별거 없다. 고민해봤자 거기서 거기다!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하하."

배우 장동건이 20대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즐겨라"였다. 1992년 데뷔와 동시에 수려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만큼 고민도 많았다. "모든 사람이 나만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한층 더 "여유롭고 자유로워졌다"던 그다. 그래서 장동건은 "20대로 별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고도 했다. 애초에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었다. 촬영장서 자주 혼났다. 연기는 과제와도 같았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뒤에도 고민은 생겼다. 연차에 비해 작품 수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 가요 제목처럼 '고민보다 Go'를 외쳤다.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은 좋은 출발점이 됐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너무 후련했어요. 정말 다 했어요. 여한 없이 다 쏟아냈죠. 확신이 없으면 미련이 남잖아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현장이었죠. 제작자 입장에서는 안 좋을 수 있지만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이 배웠고, 깨달은 것도 많았죠."

[Y터뷰] 장동건 "20대의 나에게? 고민하지 말고 즐겨라!"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만듦새와 별개로 장동건은 딸을 학대했지만,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꿈꾸는 오영제 역으로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영제를 위해 매일 면도기로 머리를 밀어 M자 탈모를 만들었다. 살을 찌웠고, 얼굴에 검버섯 분장을 했다. 오영제의 눈빛은 서늘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장동건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추창민 감독님께서 M자 탈모를 얘기했을 땐 농담인 줄 알았어요.(웃음) 이후 테스트를 했는데 제 모습이 낯설면서 나쁘지 않았죠. 사실 연기를 하면서 외적인 변화를 주는 게 큰일은 아니에요. 다만 '변신을 위한 변신처럼 보이지 않을까?' '과한 설정이 아닐까?' 그런 생각은 들었죠. 제가 소설을 읽었을 때 느낀 오영제와 다른 모습에 괴리감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감독님은 오영제를 조금 더 인간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다행히 거울 속 모습을 보면서 '저런 오영제가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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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그렇게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저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3살이었던 아이가 사진을 본 뒤 "괴물이다"고 외쳤을 정도였다고.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이 오영제 캐릭터였습니다. 오영제의 심리나 어떤 행위의 동기가 불명확했어요. 단순히 사이코패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뻔했죠. 그래서 촬영에 들어갈 때부터 '오영제는 이런 사람'이라고 규정하지 않았어요. 연기를 할 때도 버전들이 다양하게 있었고요.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오영제와 더 가까워질 수 있었죠."

극 속에서 류승룡과는 대결은 격렬했다. 장동건은 "오영제에게 부성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 자기 세계를 파괴한 파괴자에 대한 응징이라는 동력으로 달리는 인물"이라고 했다. 때문에 최현수 역의 류승룡과는 그야말로 끝까지 차오른 감정으로 맞부딪힌다. 실제 추창민 감독이 두 사람에게 "사적으로 가까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장동건에게 '7년의 밤'은 남다르다. 스스로 본인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에 말이다. 그는 "현장이 재밌어지기 시작했고, 연기하는 즐거움도 다시 생겨났다"고 했다. 그의 활약은 계속된다. '7년의 밤' 이후 영화 '창궐'과 KBS2 '슈츠'로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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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성실한 배우였다. 또한 다정한 아빠, 아내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남편이기도 했다.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던 그는 "완전히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상호작용이 되니까 더 좋다. 일이 없는 날에는 학교에도 데려다주고, 일이 있어도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려한다"며 "아이를 키우면서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조금 더 어른이 되는 거 같다"고 그야말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아내인 고소영에 대한 이야기에는 애틋함을 드러냈다. 장동건은 "그녀 역시 배우인데, 많은 시간을 아이에게 할애하면서 희생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고마워했다.

"얼마 전에 아내가 복귀를 했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부담도 많이 느꼈고, 잠도 잘 못 이루더라고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아침마다 행복해했죠. 현장에서 연기하는 걸 즐거워해서 보기도 좋았죠."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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