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무도'①] 매회가 특집이었던 국민예능…'무한도전' 특집of특집

[굿바이'무도'①] 매회가 특집이었던 국민예능…'무한도전' 특집of특집

2018.03.31.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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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무도'①] 매회가 특집이었던 국민예능…'무한도전' 특집of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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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예능 '무한도전'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왔다. 2005년 4월 23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무려 13년의 세월 동안 우리에게 희로애락을 안겼던 '무한도전'과의 이별. 언젠가 오리라 예상했음에도 아쉬움이 앞서는 이별이다.

'무한도전'이 걸어온 길을 정리하기에 지난 13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으로 웃음을 줬고, 마봉춘을 부르다 가정을 꾸렸고, '무한도전'다운 도전 정신으로 노래하고 움직였다. 그렇게 '무한도전'은 국내 예능사에서 유일무이한 수식어, '매회가 특집인 국민 예능'을 얻었고, 해냈다.

아쉬움을 잠시 접어두고 '무한도전' 특집 of 특집을 추억해 본다. 영원히 전설로 기억될 '무한도전' 고유의 브랜드 특집들을 정리했다.

[굿바이'무도'①] 매회가 특집이었던 국민예능…'무한도전' 특집of특집

◆ '무한도전'을 있게 한 '무모한 도전'

2005년 4월 23일, '무한도전'의 전신이자 '무한도전' 정신이 집약된 '무(모)한 도전'에서 역사는 시작됐다. 정규 멤버로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이 함께한 시절. 이로써 유재석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무한도전'을 지킨 유일한 멤버이자 1인자로 역사 속에 기록된다.

당시 '무(모)한 도전'은 황소 vs 인간 줄다리기, 전철 vs 인간 달리기, 자연배수 vs 인간 목욕탕 물 빼기, 탈수기 vs 인간 빨래짜기, 썰매개 vs 인간 썰매 끌기, 소방차 vs 인간 불끄기, 타조와 달리기 등 기상천외한 종목에 도전했다. 심판으로 출연했던 국민생활체육연합회 박문기 심판도 '무(모)한 도전'의 빼놓을 수 없는 출연자다.

'무(모)한 도전'은 현재 MBC 예능국을 이끄는 권석 본부장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권석 본부장이 '무한도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다.

'무한도전'은 이후에도 특집마다 시속 100km 롤러코스터에서 자장면 먹기, 1:100 피구 대결, 양궁 100점 만들기, 아기 스포츠단과 100m 수영 대결 등 '무(모)한 도전'을 기억하며 초심을 다졌고, 13년 역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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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봉춘♡유재석' 이어준 퀴즈의 달인

2005년 12월 17일부터 약 5개월간 방송된 '퀴즈의 달인'은 짧았지만, 의미 있는 포맷이었다. 바로 유재석과 나경은 아나운서를 부부로 이어줬기 때문.

2004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나경은 아나운서는 '무한도전' 퀴즈의 달인에 이른바 '마봉춘'으로 불리며 목소리 출연했고, 그 인연으로 유재석과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08년 7월 결혼까지 골인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2010년 첫째 아들 지호 군을 얻은 유재석 나경은 부부는 최근 결혼 10년 만에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시작할 당시 총각이었던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마무리하며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 '무한도전'이 얼마나 오랜 세월 우리 곁에 함께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박명수, 정준하, 하하와 2015년 11월 '무한도전'을 떠난 정형돈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무한도전'에서 결혼과 임신 소식을 전할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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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도전', 스포츠에 도전하다

'무한도전'의 장기 프로젝트 스포츠 특집을 빼놓을 수 없다. 13년간 총 8번의 스포츠 특집은 무모할지라도 일단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초기 정신을 발전시킨 특집으로 그 무엇보다 멤버들의 노력과 희생이 빛났던 특집으로 기억된다.

종목도 다양했다. 스포츠 댄스부터 레슬링, 에어로빅, 봅슬레이, 카레이싱, 프로레슬링, 조정, 스피드레이싱까지 멤버들은 부단한 연습과 단합심으로 해당 종목에 정식 도전했고, 이는 결과와 상관없이 그 과정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안겼다.

국민 예능의 도전은 해당 종목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2009년 1월 방영된 '봅슬레이 특집 - 마지막 1분'의 영향력은 굉장했다.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전정린 선수는 "'무한도전'을 보고 도전이라는 정신이 좋아서 봅슬레이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전 선수에게 영감을 준 '무한도전' 팀에도 감사드린다"고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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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제와 토토가…음악을 사랑한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가요제와 토토가 특집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안에서 음악 예능도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무한도전'은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2년마다 소화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예능이었다.

사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까지만 해도 가요제 프로젝트가 이렇게 초대형 스케일이 될 거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한강변 가설무대에서 멤버들끼리 조촐하게 시작한 강변북로 가요제는 2009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2011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2013 자유로 가요제,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로 2년마다 업그레이드됐다.

YB 밴드, 노브레인, 제시카, 에픽하이, 타이거 JK, 윤미래, 애프터스쿨, 이정현, 이적, 정재형, 바다, 지드래곤, 10cm, 스윗소로우, 싸이, 유희열, 김C, 프라이머리, 보아, 장기하와 얼굴들, 장미여관, 아이유, 태양, 자이언티, 박진영, 혁오 밴드, 윤상 등 내로라하는 국내 톱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는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했다.

특히 지드래곤은 다섯 번의 가요제 중 2011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2013 자유로 가요제, 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까지 세 번 연속 참여하며 자타공인 '무한도전' 가요제 패밀리였다.

이와 함께 '토토가' 시리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11월 첫 번째 '토토가'를 기획한 '무한도전'은 터보, 조성모, S.E.S., 지누션, 이정현, 김건모, 쿨, 김현정, 소찬휘, 엄정화 등 90년대를 주름 잡은 가수들을 소환하며 추억 여행을 선물했다.

'무한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6년 4월 '토토가2 - 젝스키스 편', 2018년 2월 '토토가3 - H.O.T. 편'까지 선보이며 1세대 아이돌 양대산맥 젝스키스, H.O.T.의 재결합을 '무한도전'에서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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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PD 연출력 빛났던 추격전+캐릭터쇼

2008년 6월 '돈 가방을 들고 튀어라'로 시작된 '무한도전'식 추격전은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할 만큼 손꼽히는 레전드 특집이다. 실제 상황처럼 몰입해 속고 속이고, 배신하고 배신당하는 멤버들의 캐릭터도 일품이었지만, 추격전이 벌어지는 상황 곳곳에 숨겨 놓은 메시지는 김태호 PD의 천재성이 돋보였다.

특히 2009년 6월 방송된 '여드름 브레이크'는 단순한 추격전 이상의 메시지를 담았다. 철거 혹은 철거 예정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강제 철거, 재개발 등 사회적 현상을 예능으로 풍자한 레전드 특집이었다. '무한도전' 팬들은 추격전 장치와 자막에 숨은 의미들을 발견하면서 "역시 무한도전", "역시 김태호 PD"라고 평했다.

이외에도 '만 원으로 부자 되기-쩐의 전쟁', '돈 가방을 들고 튀어라2', 부산광역시지방경찰청 소속 형사까지 동원된 '공개수배' 특집 등 '무한도전'의 추격전은 예능프로그램이 담을 수 있는 메시지적 한계를 뛰어넘는 드라마를 만들며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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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상사·못친소·식스맨·역사…늘 도전했던 '무한도전'

이외에도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는 꽁트로 출발해 장항준 감독·김은희 작가까지 가세한 드라마로 발전시킨 '무한상사', '무한도전' 패밀리십을 보여줬던 '못친소페스티벌', 광희를 발탁한 '식스맨' 특집, 광복 70주년 특집 '배달의 무도', 매해 제작한 '무도 달력' 특집, 북극곰의 눈물, 국민의원 등 늘 도전하고 새로움을 선사했던 '무한도전'은 말 그대로 매회가 특집이었다.

이제 '무한도전'이 31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4725일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9일 마지막 녹화를 마친 유재석의 말처럼 언젠가 이별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이별이다. "시청자분들이 기다려 주시면 '무한도전'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무한도전'은 지킬 수 있을까.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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