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유명 탤런트로부터 성추행 당했다"...36년만에 미투 폭로

[Y이슈] "유명 탤런트로부터 성추행 당했다"...36년만에 미투 폭로

2018.03.18.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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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유명 탤런트로부터 성추행 당했다"...36년만에 미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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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탤런트에게 36년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미투'가 나왔다.

18일 한 매체를 통해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남자 배우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A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A씨는 1980년대 미스코리아 대회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전해 상을 받은 뒤 한 방송사의 공채 탤런트로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어느 날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A씨는 "하루는 여의도 야외에서 가을 의상을 주제로 한 촬영이 있었어요. 저만 촬영하는 게 아니라 남자 모델과 촬영하는 화보였는데, 그 상대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바로 그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대학에 갓 들어간 어린애였고요. 그분은 워낙 유명했던 분이라 바쁘시다면서 저랑 함께 촬영하는 이른바 ‘투 샷’을 먼저 촬영하고 가셨어요. 가시면서 저보고 촬영을 끝낸 후 뭔가를 가지고 여의도에 있는 한 관광호텔로 오라고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호텔 로비나 커피숍에서 만날 줄 알았던 A씨는 방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아무런 의심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방에 들어서자 술냄새가 풍겼고, 그 남자 배우에게 강압적으로 침대에 눕혀져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A씨는 "도망쳐서 집에 왔어요.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이야기했어요"라면서도 "당시만 해도 그런 일 당하면 연예인은 물론 여자로서 살아가기 힘든 시절"이었다며 조용히 묻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같은 분야에 몸 담고 있는 한 만남을 피할 수 없었다. 이후 가해 배우와 한 작품에 캐스팅 돼 같이 연기를 해야 했음은 물론, 탤런트 부부였던 가해자의 아내와도 한 작품으로 연기를 하게 되 활동을 이어가기가 힘들었다고.

A씨는 "아내분에게 그 일을 이야기할 수도 없었고 너무 고통스러웠지요. 이후에 그분과 그분 아내가 캐스팅되지 않은 단막극에만 출연했어요. 아직도 사람들이 기억하는 장수 드라마 출연을 여러 번 제안받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 세계는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떠났죠. 그 이후로 아이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왔어요"라고 그 일로 인해 결국 연기를 그만두게 됐다고 고백했다.

A씨는 최근 가해자와 나눈 메시지 대화도 공개했다. A씨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35년 됐나요? 얼굴 보고 식사라도 하며 사과도 하며~ 편한 시간 주시면 약속 잡아 연락드릴게요'라고 답장이 왔어요"라며 "그 말에 화가 나서 제가 답장을 안 했더니,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어 꼼짝 못하고 누워있네요!’라고 왔는데 더 화가 났어요. 저는 지난 세월 얼마나 아팠는데, 지금 ‘너무 힘들고 아파서 누워있는데’ 저보고 어쩌라고요? 저의 고백으로 그분이 잠이 안 오고, 아픈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건 그분의 몫이지요. 왜 당한 제가 그것까지 생각하고 배려해야 하나요.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요? 난 30여 년 간 너무 힘들었는데, 그것까지 제가 배려하고, 제 몫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라고 분노했다.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분야를 막론하고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유명 연출가와 배우, 감독, 개그맨 등 분야를 막론하고 피해자 고발이 이어지며 충격을 안기고 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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