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손예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Y터뷰] 손예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2018.03.18.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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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손예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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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고 하면 다들 '재는 아직도 멀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제 안에는 그런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게 느껴져요."

배우 손예진은 본인을 "운명론자"라고 말했다. "모든 건 정해져 있다"고 믿지만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고 만들어가는 것도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에게 오는 작품도 운명이라고 받아들인다.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공부를 했으면 하버드대학교를 갔을 것"이라고 웃는 손예진은 연기를 할 때만큼, 옆에서 보는 이들이 놀랄 정도로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임한다. 그리고 이는 손예진이 현재 왜 충무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배우인지를 설명해준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는 그의 두 눈이 번뜩였다.

[Y터뷰] 손예진 "운명적인 사랑을 믿어요"

손예진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로 돌아왔다. 장르는 그간 강점을 드러냈던 정통멜로. 그가 영화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드라마 '여름향기'(2003) '연애시대'(2006) 등에서 보여준 감성 연기는 대중들이 오랜 시간 손예진을 '국민 첫사랑' '멜로퀸' '감성퀸'이라고 부른 이유이기도 하다.

"멜로는 소중한 고향 같은 지점이 있는 장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이 제가 했던 멜로를 사랑해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멜로퀸이 돌아왔다'는 표현을 보고 감사하고 기분이 이상했어요.(웃음)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아직까지 얘기해주는 분들이 많거든요. 또 다른 멜로로 감동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에 버금가는 영화를 찾아야 했는데,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만났습니다.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어요. 신인 감독이고 리메이크작이라는 걸 다 떠나서 그냥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가 오는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어려운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 수아(손예진)가 1년 뒤 장마가 시작된 어느 날 남편 우진(소지섭)과 아들 지호(김지환)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내용을 그린다. 일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04년 일본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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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은 일본 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일본판이 담백하면서도 절제된 매력이 있다면 한국판은 훨씬 더 감정이 살아있고 재밌다"며 "감정들이 조금씩 깊어져서 더 풍성해지지 않았나 싶다. 한국판이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영화로 탄생된 거 같아서 좋다"고 만족했다.

"최근에 '클래식'을 극장에서 다시 봐서 그런지 더 뭉클하더라고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면서 '클래식' 때 기억이 났습니다. 예전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제 영화라고 해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유지해서 보는데, 영화를 보다가 어느 순간 빠져들었어요. 부족한 부분이 보여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죠. 요즘 이렇게까지 촉촉한 이야기를 보지 못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감사했죠."

영화는 "사랑은 옆에 있는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장훈 감독의 말처럼, 서로를 애틋하게 쳐다보는 남녀주인공의 모습만으로도 감성이 채워진다. 실제로 손예진은 "사랑하는 그 순간 많이 표현하고,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늘 덜 준 사람이, 내 마음과 다르게 부족한 사랑을 했던 사람이 더 아픈 것 같다. 후회가 남지 않게 솔직하게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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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호흡을 맞춘 소지섭에 대해서는 "오빠가 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며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에는 "'반은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손예진의 데뷔작인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남매로 출연했다. 이후 17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했다. 그는 소지섭에 대해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본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맛있는 청혼' 당시) 감독님한테 매일 혼났어요.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시간이었었죠. 지섭 오빠는 저의 어색하고 부족한 걸 다 봤던 분이에요. 사실 오빠는 기억을 잘 못하더라고요.(웃음) 이후 행사장이나 광고를 찍으면서 만났는데, 왠지 모르게 친근함이 남아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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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18년차 배우가 됐다. 충무로에서 상업 영화를 책임지는 몇 안 되는 여배우이자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그는 요즘 들어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걸 느낀다"고 한 뒤 본인의 20대를 돌이키며 "나에게도 분명 청춘이라고 얘기했던 시절이 있었다. 불안했지만 예뻤다"고 떠올렸다.

"제 20대는 온전히 작품 그리고 연기에 쏟았어요. 소중한 작품들을 얻었죠. 다만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잖아요. 개인적으로 '내 청춘은 연기하느라 다 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물론 제 욕심이고 만족이었죠. 연기를 잘 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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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은 스크린에 이어 안방극장에도 따뜻한 멜로의 기운을 전파한다. 오는 30일 첫 방송하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5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정해인과 편안하면서도 자극 없는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하게 됐습니다. '진짜 사랑을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드라마의 출발점이에요.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다루는데, 자극적이고 억지로 짜인 것이 아니라 '맞아' '나도 그래'라면서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지점이 많을 거예요. 안판석 감독님이 정말 좋아요. 캐스팅된 배우들도 이걸 찍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적재적소에 맞고요.(웃음) 행복하게, 설레면서 찍고 있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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