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계속되는 '미투' 폭로에..."빙산의 일각"·"이제 시작"

[Y이슈] 계속되는 '미투' 폭로에..."빙산의 일각"·"이제 시작"

2018.02.24.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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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계속되는 '미투' 폭로에..."빙산의 일각"·"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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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의 일각이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폭로하면서 가속화된 미투 고발이 확대되면서 연예계에 비상이 걸렸다.

'예술' '관습'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일상적으로 성추행을 자행해온 가해자들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충격을 안김과 동시에 미투 운동을 추악한 병폐를 없앨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배우 오달수와 조재현이 '성추문'에 휩싸였다. 앞서 오모씨로 언급됐던 오달수의 실명이 공개됐다. 조재현 역시 최율의 미투를 통해 이름이 거론됐다. 다만 오달수 측은 사건이 터진 지난 21일부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재현 측은 "논의 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오달수는 tvN '나의 아저씨' 출연 예정이고, 조재현은 현재 tvN '크로스'를 이끌고 있는 만큼, 제작사 측 역시 양측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Y이슈] 계속되는 '미투' 폭로에..."빙산의 일각"·"이제 시작"

뿐만 아니라 이날 한 누리꾼은 영화제작자 겸 교수 A씨를 고발했다. 그는 A씨가 수업 시간에 본인의 작품을 예로 들면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느냐에 대해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A씨는 "우리 제작사 여직원들로 하여금 술자리를 만들게 하는거야. XX(작성자)가 나중에 서른살이 넘고 노처녀가 되면 그 자리에 초대해서 XX의 노처녀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 물어보는거지. 일단 나는 가지 않아. 여직원들만 보내서 술을 취하게 한 다음, 자기 얘기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난 다음에 내가 합류하는거지"부터 시작해 "예를 들어 내가 XX랑 사귄다고 해보자. 우린 그러면 손도 잡고 키스도하고 섹스도 하겠지"라는 말을 했다. 그는 "정말 수업 딱 세 번 나갔는데 첫 수업 빼고 전부 다 나를 성적인 예로 들먹거렸다"고 적었다.

A씨는 199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온 영화인으로 히트작을 여러 편 제작했다. A씨는 "누군지 알 수 없고, 내용 또한 기억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연극배우 겸 교수 한명구 역시 고발당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글쓴이는 "목격자도 많다. 당한 사람도 많다. 매일 여학생들 집에서 주무시고"라며 "강제로 입술을 갖다 댔다"고도 폭로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조민기에 대한 구체적인 폭로는 지난 20일 시작으로 연이어 터지고 있다. 교수라는 높은 지위를 이용한 그의 행태는 경악스러웠다. 제자들을 본인의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먹였고, 성적인 농담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현재 조민기의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내사하고 있다. 앞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했던 소속사 측은 입장을 바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사과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성추문으로 뒤엉키고 얼룩진 연예계다. 22일에는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뮤직비디오 면접 과정에서 배우 지망생에게 성희롱을 했고, 영화 홍보 과정에서 모두 배재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조 감독은 배우 지망생에게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영화계는 대부분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를 계기로 암묵적으로 넘어가고 침묵했던 성희롱, 성추행 등을 뿌리 뽑자는 의견도 많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선보이는 임순례 감독은 미투 운동에 대해 "영화계가 피해갈 수 없는 주제"라면서 "곪아있던 부분인 만큼 이렇게 터져서 바뀌는 건 좋은 것 같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계의 미투 운동은 "이제 시작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만큼, 피해자들이 더 이상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 것. 문화예술계가 오랜 시간 동안 성적인 문제에 대해 관대했던 만큼, 더 많은 성추문들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사실 '무고'의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런 진통 과정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위드 유'(With you)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는 성추행, 성폭력 피해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이다. 이규형은 22일 자신의 SNS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저 또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Me too, With you'라고 적힌 종이를 게재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윌엔터테인먼트,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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